식생활에 대한 반성
매 끼니가 나를 위한 치료식이 될 수 있도록
단백뇨와 부종이 잡히지 않는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어제는 점심으로 방울토마토 500그램을 한꺼번에 먹었더니 부종이 더 심해져서인지 혈압이 마구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속도 메스껍고 실시간으로 더 부어가는 다리는 바지에 갇혀서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해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더 이상 뭘 할 수도 없어 일찍 집에 와서 하루종일 잤다. 이렇게 자고 또 자도 계속 잘 수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아마도 신장이 상해서 피곤함을 더 쉽게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심각한 상황이 되고서야 나는 지난 내 식생활을 반성한다.
이미 손상된 신장인데 왜 철저하게 식단을 통제하지 않았을까?
신장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조차도 두려워서 유튜브에 신장질환 관련 영상조차 클릭하지 않았다. 이제야 현실을 받아들이고 신장질환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고 생활양식을 바꾸려 하고 있다.
저염 저단백을 기본으로 하되 뭐든 과하게 먹지 않도록 하며 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야겠다.
지인 중에 나보다 몇 살 어린 여자분이 있는데, 가족력으로 당뇨가 있어 식단을 철저히 통제한다고 한다. 평소에는 그분이 식사하는 것을 봐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오니 갑자기 그 식단이 다르게 보였다. 오트밀에 치즈 한 장, 약간의 과일... 심심하게 보였던 단순한 식단이 나에게도 필요한 것이었는데 왜 나는 이제껏 챙기지 않았을까! 물론 신장질환인 내 경우에는 제약이 더 있겠지만 그 식단을 보니 막막했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래도 이런 식사의 제약은 온통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생 음식 중독처럼 음식에서 위안을 찾았던 나는 식비에 어마어마한 돈을 쓰고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데에 매일 많은 시간을 들였었다. 요새 자의는 아니었지만 단순한 식생활을 하다 보니 더 건강하게 먹는데도 식비도 많이 줄고 삶이 더 간소해졌다. 기본적으로 미니멀리즘의 생활양식을 추구하면서도 먹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맥시멀로 누리고 살았었는데 이제 식생활에서도 미니멀하되 스스로를 더욱 아끼며 건강함을 추구해야겠다.
토닥토닥... 잘할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