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2 동생 이름은 누나가 지어야지!

20180802

by 도대영

딸내미와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 요플레에 후르츠링 시리얼을 얹어 먹고 집 청소를 했다. 그리고 얼른 채비한 뒤 집을 나섰다. 오늘도 날씨가 뜨거웠다. 하지만 바삐 움직여야 했다.


오늘은 토리 출생 신고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토리가 태어난 병원은 온라인 출생신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해는 지연이에게 더 큰 의미가 될 것 같으니 직접 가서 같이 신고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일리가 있었다.

아이의 이름은 부모에게 큰 숙제이자 즐거움이다. 우리는 출생 전부터 후보군을 만들었고 그중 몇 개를 골랐다. 그 뒤 아버지에게 부탁드려서 철학관에 괜찮은 이름인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사실 종교도 점도 안 믿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괜찮다는 걸로 하고 싶어 지더라. 이게 부모의 마음인가 했다. 그렇게 3개의 후보로 압축되었다. 나는 지연이에게 물었다.


“지연아, 우리 토리 이름 만들어야 하거든?”

“토리 이름?”

“응, 지연이도 원래 래미였는데 지연이라는 이름이 생겼잖아. 토리도 그렇게 해야 해.”

“그래?”

“아버지가 이름을 세 개 불러줄 테니까 어떤 게 제일 좋은 지 지연이가 골라줘.”

“그래.”

“첫 번째는 관우, 도관우. 두 번째는 건우, 도건우. 세 번째는 규원이, 도규원.”

“음…… 규원이!”

“지연이는 규원이가 제일 좋아?”

“응! 도규원! 규원이야~”


나는 일부러 순서를 바꿔서도 물었다. 하지만 딸내미의 답은 일관됐다. 사실 우리 부부도 셋 중 규원이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딸내미까지 텔레파시가 통한 것이었다.


그렇게 어제 정해진 이름을 가지고 행정복지센터로 향했다. 출생신고서를 작성했다. 첫째 때 해봤지만 당연히 기억 나지 않았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적기 시작했다. 중요한 서류였기에 혹시나 실수할까 봐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어김없이 딸내미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 딸내미도 옆에 앉혔다. 딸내미도 자신만의 신고서를 정성껏 쓰기 시작했다. 드디어 다 써서 신고서를 들고 창구로 갔다. 나는 딸내미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딸내미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규원이로 해주세요!”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알았다고 했다.


“우와, 지연이가 토리 이름 규원이로 해달라고 했네. 저 이모가 알았다고 하셨어.”

“규원이로 해준대?”

“그럼~ 지연이가 말했잖아.”


딸내미는 뿌듯함에 신이 났다. 센터를 이리저리 방방 대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몇 개의 과정이 더 남아 있었다. 아동수당을 신청하고 양육수당을 신청했다. 나라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게 있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등본이 나왔다. 등본에는 규원이가 자랑스럽게 함께 하고 있었다.


“내가 들래~ 내가 들래~”


딸내미는 본인이 등본을 들고 싶어 했다. 나는 기념사진까지 찍어 주었다. 딸내미를 안고 차로 돌아가며 말했다.


“지연아, 토리 이름이 뭐야?”

“규. 원. 이!”

“맞아, 누가 지어줬지?”

“지연이가.”

“그래, 나중에 토리 보면 ‘토리야, 니 이름은 규원이야. 누나가 지었어.’라고 말해줘.”

“응!”


그 뒤에 양쪽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때마다 딸내미는 본인이 동생 이름을 지었다며 무척 뿌듯하게 자랑을 했다. 그렇게 규원이가 우리 구성원이 되었다. 누나의 손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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