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양연화(花樣年華) (2022.04.09.토) *
* 화양연화(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
남동생이 이런 말을 했다.
- 회사에서 대면 회의, 비대면 회의, 3자 회의 등등 수많은 방법으로 회의를 해 봤지만, 대면회의가 제일 효과있고 제일 확실해. 상대방의 얼굴을 직접 보고 말을 해야 내 뜻이 확실하게 전달되거든! 얼굴 표정, 말투, 몸짓 등을 통해서 의사전달이 되어야 해. 화상회의 No! No!
A학년 어느 학급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질문했다고 한다.
- 왜 저희 학교는 원격수업 안해요??
이렇게 확진자가 많은데요...
코로나가 3년째 접어들면서 올해 확실하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학교는 등교수업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복수업과 이동의 불편함을 줄인 원격수업의 장점이 충분히 있음에도 교사나 학생이나 원격수업의 폐단을 이미 2년 동안 확실하게 경험했기에, 차라리 몸이 조금 힘들더라도 등교수업을 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적지 않음에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체 학생수에 대한 확진자 비율이 정해져 있어서 쉽게 원격수업으로 돌릴 수 없는 것도, 올해 달라진 정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좀 아쉬울 수 있겠지만, 확진자 수가 많던 3월을 지나니, 지금은 조금씩 진정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3월부터 4월 지금까지 매일 아침 담임 선생님이 하셔야 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제일 먼저 아이들의 출결을 확인해야 하는데, 결석생 수, 확진자 수, 검사하러 간 학생수, 기타 결석 등등, 인원수만 세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유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이 자가진단을 했는지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그 모든 명단을 부장인 나에게 보내시면, 나는 그것을 총정리해서, 1학년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께 보내드린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을 또 G시트에 작성해야 한다.
나는 12개 학급만 관리하면 되지만, 3개 학년 36개 학급을 총괄하는 보건선생님은, 이것을 어떻게 체크하고 관리하는지 모르겠다. 또 학교 전체를 보는 교감선생님은 어떻고.....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일이다. 그런데 매일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니, 아마도 코로나가 빨리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 중 가장 첫 번째는 학교 선생님들이 아닐까 한다.
그나마 1학년 아이들은, 2년 동안 훈련이 잘 된 건지, 333명의 자가진단이 모두 완벽하게 되는 적이 5일 중에, 4일은 된다는 것. 자가진단 사이트를 보면서, 1학년 전체 학생 중, 자가진단 미참여자가 0이 되어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감동적이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성실함’이라고나 할까....물론 그렇게까지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연코 담임 선생님들의 노고라고 할 수 있겠다.
전화를 해도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선생님들은 또 수업을 들어가야 하니, 연락이 없는 아이들이 있으면 담임 선생님들을 수업 들어가기 전 오전 9시까지 수도 없이 전화를 한다. 부모님까지 연락해서 연락이 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에게 연락도 안되고, 학생에게서 연락도 없으면 담임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할까....왜 연락도 없이 학교에 오지 않는걸까... 요즘에는 놀라운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다.
전화와 함께 하면서 오전부터 진이 빠지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얼굴을 매일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학교에서 자고 있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낫지,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던 경험을, 2년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에게는 너무도 너무도 피곤하고 분주한 등교수업이지만, 지금처럼 등교수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학생들이 너무 싫어하지는 말기를 바랄 뿐이다.
B선생님께서 1학년 교무실에 오셨다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 선생님이 작년에 27기를 잘 키워주어서, 올해 27기 아이들이 아주 좋은데요..
- 그래요??? 27기 아이들 예쁘죠!
그런데 선생님... 이번 28기는 그 예쁜 27기보다 좀 더 나을 수 있어요!
잘 키워볼테니, 기대하세요!!!
- 그래요???
이 말을 하면서 우리는 서로 주먹을 쥐고 하이파이브를 했다.
한쪽에서는 원격수업으로 돌렸으면 하는 의견들도 있겠지만, 우리 1학년 아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 1학년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는 것을 좋아한대요.
- 학교에 와서 밥 먹는 것을 좋아한다네요..
- 계속 등교수업을 해서 정말 감사하다고 해요...
C와 대화하던 중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 우리 학교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언제일까요....
내가 대답했다.
- 글쎄요...저희 학교의 화양연화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이 제 인생의 화양연화 인 것 같은데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라는 뜻의 ‘화양연화(花樣年華)’가 언제일까...지나간걸까...아니면 지금일까...아니면 더 기다려야 할까...
아마도 우리 학교는 화양연화가 꽤 길었었고 지금 다시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
과거를 돌아보기 시작한 요즘, 내 인생에서 ‘화양연화’가 때때로 있었겠지만 사실, 2022년도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
좀더 큰 욕심을 내 본다면, 지금의 나를 만나게 되고 알게 되는 사람들도 인생의 화양연화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는 것....
그리고 아마도...
28기의 화양연화도, 고등학교 1학년이 아닐까 하는 생각..
아니..
고등학교 1학년인 2022년도가 28기의 수많은 화양연화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할 듯...
꼭!
진심으로!
28기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 또 우리 학교가
인생의 화양연화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Now and Here..
지금 이 순간, 여기 이곳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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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좋아했었던 음악...
- 아름다웠던 시절을 지나
인생의 어느 시점, 그 힘들었던 시절에 다시 만난 그들의 화양연화...
그런 사랑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