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u Light Up My Life (2022.06.11.토) *
* You Light Up My Life (2022.06.11.토) *
대학교 1학년 때 체육시간이 있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1학기에는 테니스 수업을, 2학기에는 스포츠댄스(?) 수업을 했었던 것 같다. 특히 2학기 때는 농과대학(지금의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했었는데 내 파트너였던 참한 남학생 A가 음대 작곡과 학생인 나에게 질문을 했다.
- 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
음대생이라고 하면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였는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요..
A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 그건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음악이잖아요??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 아..그런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인데요..(그래서 뭘 어쩌라구???)
그는 아마도 음대생이라면 무언가 특별한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질문을 했던 것 같고, 고작 1학년이었던 나는, 그 때 다른 특별한 음악이 떠오르지 않았다. 1학년 여름부터 빠졌던 흑인영가나 재즈음악이나 합창음악이나, 내가 중고등학교 때 원래 좋아하던 베토벤류의 음악은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다.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가 아주 예전부터 좋아하던 음악이었으니까...
고등학교 3학년 때 피아노 레슨을 해 주시던 B선생님께서 나에게 말했다.
-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으면 피아노 소리가 달라질거야.
피아노 소리가 딱딱하니 클래식 음악을 좀 들으면 부드러워질 거라는 말씀이셨기에 틈틈이 음악을 들으려고 노력을 했다. 가지고 있던 낡은 녹음기를 꺼내서 클래식 음악방송을 듣던 중 내 귀에 확 다가왔던 음악들이 있었고 그 음악들을 녹음했던 기억이 있다. 제목도 모르고 녹음한 첫 음악을 나중에 확인해 보니, ‘나의 조국 - 몰다우(스메타나 작곡)’였다. 애절하고 슬퍼서 좋았던 음악이었는데, 아마도 Minor(단조)음악에 6/8박자의 멜로디가 그 시절 나를 끌어당겼던 듯하다.
대학 시절에는 CCM이 큰 유행을 하던 시기였기에 찬양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주찬양 선교단 – 최덕신’의 음악과 ‘올네이션스 – 온누리교회’ 음악이 많았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CCM 음악 테이프를 사는데 모든 돈을 썼던 것 같다. 특히 ‘Hosanna Music’에서 나오는 ‘Praise Worship’ 영어 찬양 음악 테이프는 모든 시리즈를 다 구매할 생각으로 홀딱 빠졌던 음악이었다. 지금도 내 방에는 이 테이프들이 먼지에 쌓여져서 한쪽에 전시되어 있다.
중고등학교 때 정말 부러웠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팝송음악을 잘 아는 아이들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음악들을 듣고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팝송의 영어 가사를 줄줄 외워서 노래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팝송은커녕 대중음악도 잘 몰랐었던 나는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대중음악을 조금 찾아서 들었었다.
그 당시 한참 유행하던 대중가수는 ‘유재하’였다. 이미 작고한 그였지만 그의 음악은 당시의 다른 대중음악들과 다른, 세련된 음악 흐름을 보여주었고 아카데믹한 우리 과 아이들도 그의 음악은 크게 인정을 했었고 자주 연주하며 노래했었다.
대학 시절, 내가 좋아하고 즐겨 했던 일 중의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공테이프에 녹음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일이었다. 테이프에 있는 음악들을 통째로 녹음하는 것이 아닌, 여기서 한 곡, 저기서 한 곡을 하나씩 녹음하는, 엄청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대.단.한. 일이었는데, 테이프를 넣었을 때 맨 처음에 이 음악이 나오면 어떤 기분일지, 감정이 어떻게 흐르게끔 곡을 배열할지, 그래서 마지막 곡은 어떤 곡으로 선곡해야 할지...등등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만들었던,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음악 테이프였다.
공테이프는 학교 후생관이라는 곳에서 구매를 했었는데 10개짜리 공테이프를 몇 개씩 사다 놓았었고, 당시에 유명한 문구류 대표회사인 아트박스나 모닝 글로리에서 나온, 곡 제목을 쓰는 테이프 겉표지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을 가진 표지를 고르는 일은, 큰 기쁨이었다. 그때 사다 놓았던 테이프 겉표지가 아직도 내 상자에 담겨있다.
첫 음악은 전주곡처럼 잔잔한 음악을 선곡했었고, 마지막 곡은, ‘축복송’을 선곡해서 선물을 받을 사람을 향한 나의 마음을 담았었다. 중요한 것은 맨 처음부터 들어보고 확인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녹음을 했다는 것이다.
선곡하는 순서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마지막 곡이 ‘smorzando(스모르찬도) - 음이 점점 작아지도록’ 또는 ‘fade out(페이드 아웃) - 점점 희미해지면서 작아지도록’이 되도록 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가사가 나오면서 끝나야 하는데, 그게 맞지 않고 일찍 끝나버리거나 너무도 많이 남아서 아무 소리 없이 혼자 돌아가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당연히 다시 녹음을 했다.
40분짜리, 60분짜리, 120분짜리 등의 테이프가 있었을텐데, 점점 넣고 싶은 곡들이 많아지면서 120분짜리 테이프에 음악을 녹음했었다. A면은 찬양곡을, B면은 대중음악을 녹음했었다.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그런 정성을 어떻게 쏟았을까 싶다. 정말 어떻게 했을까 그 당시에는.....
또 이 테이프는, 이 정성스러운 테이프는 누구에게 선물을 했던 걸까....나는..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정말 내 마음을 간절하게 전하고 싶었던 누구였을 것이다. 차마 말로 할 수 없던 어떤 감정들을, 음악에 담아, 음악을 핑계삼아, 그 음악에서 내 마음을 읽어달라고, 조용히 소리없이 건넸지만, 아주아주 큰 내 마음의 고백과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었을 것이다.
- 아직도 모르겠어, 이런 내 마음을????
이제는 어느 누구도 테이프는커녕 LP판도, DVD도 사용하지 않는다. Player 자체가 없어졌고, 파일 형태로 만들어서 간편하게 재생을 하는 시대다. 수업시간에 오페라 DVD를 틀었더니 어느 학생이 외쳤다.
- 와...처음 봐...
이제는 더이상 음악 녹음을 하지 않지만, 예전의 그 습관은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남겨졌다. 음악을 배경으로 일을 하다가 귀에 확 들어오는 음악이 있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제목, 작곡자와 연주자 등을 확인해서 유튜브에서 검색을 한 뒤, 그 주소를 링크해서 저장해 놓는 것.
그리고 필요할 때 그 음악을 보낸다. 그 누군가에게..
음악을 보내는 방법은 크게 달라졌지만, 음악을 선곡하는 나의 정성은 동일하다. 검색했을 때 나오는 그 수많은 음악들 중, 가능하면 동영상이 현란하지 않은 것으로, 영어 가사라면 번역이 된 것으로, 가능하면 내 진심이 전해지는 가사로...가사로 전하기 어려울 때는 음악만으로... 검색하면서 졸고 있기도 하고 원하는 음악이 아니어서 한시간 동안 계속 검색만 하고 있기도 하다.
음악을 보낼 때의 내 심정은 역시, 여전한데, 그는 알까???
- 아직도 모르겠어, 이런 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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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C에게 어떤 음악을 보냈더니 이렇게 말했다.
- 가사가 너무 부담스러운데요..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그 다음에 이렇게 말했다.
- 제가 쓴 가사, 아닌데요....(내가 쓴 거 아니거든??)
물론 말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 내 마음을 담은 가사내용이었다. 부담스러워할 줄은...ㅠㅠ
내가 좋아하는 바흐 음악을 D에게 보냈더니 이렇게 말했다.
- 바흐는 너무 어렵던데요...
물론, 1시간이 넘게 바흐 음악만 나오는 것을 보냈으니, 힘들었을 듯 하다. 나는 진짜 좋아서 보냈던 건데...ㅠㅠ
제목에 끌려 링크해 놓은 음악이었는데, 원래 알고 있던 음악이었기에 어떤 가사 내용일까 자세히 찾아보았더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내 마음에 들었던 음악, “You Light Up My Life”..
이 노래 가사의 일부분 중...
- And You Light Up My Life,
You Give Me Hope to Carry On.
- 당신이 내 삶을 밝혀주었어요.
내게 계속 살아갈 희망을 주었구요.
- You Light Up My Days
and Fill My Nights with Song.
- 내 일상을 밝혀주고
노래로 나의 밤들을 채워주었죠
이 가사 내용을 내가 직접 말로 했다면 쑥스러웠을텐데, 음악이 대신해 주었다. E에게 말했다.
- 제 마음이예요..
역사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이 (부끄럽고 수줍은 마음으로) 사용했을, 음악 편지를 쓰기 위해, 오늘도 음악을 듣는다.
* https://youtu.be/VG6wUTUXj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