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같이 읽기 (2022.08.13.토) - 3 *
- (3편 중 세 번째 이야기) *
- (이번 주는 글이 계속 쏟아져 나와서 3편의 글을 썼습니다) -
빡센 직장생활을 하는 A에게 좀 더 여유로운 직장을 다니는 B가 말했다.
- 나 지금 OOO책을 읽고 있어..
- 진짜??? 정말 좋겠다..
- 너도 읽으면 되잖아..
- 내가 지금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ㅠㅠ
- 그렇게 바빠??
- 고등학생 때는 영어랑 수학공부 하랴, 대학생 때는 취직 준비하랴, 취직해서는 회사 일 하랴...진짜 다른 일 없이 책만 읽으면 소원이 없겠다...
저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할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항상 방학 전에는 욕심껏 연수를 신청한다. 방학 전에 거의 이삿짐을 싸는 것 같이 온갖 책을 다 챙겨가는 아이들과 같은 심정일 듯 하다.
- 이번 방학을 내 필생의 어떤 시간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겠어!
물론 이처럼 확고한 결심은 아니지만 학기 중에는 전혀 시간을 낼 수가 없으니 방학 중이라도 무언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곤 한다. 연수와 함께 또 한껏 욕심을 내는 것이 있다면 바로 ‘독서’다.
하루 내내 어떤 책을 쭉 읽고 있으면 좋겠는데 학기 중에는 책 한권 잡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만 지닌 채, 지금 당장 필요한 서류 작성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는지 모르겠다. 딱 A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는 늘 말한다.
- 영어, 수학 공부가 하고 싶지 않을 때는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읽어요...
- 그러니, 학교에 한 권, 집에 한 권, 또 가방에 책 한 권, 이렇게 3권을 돌리면서 읽어도 되어요..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쭉 읽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조금씩 조금씩 읽는 것을 추천했었고 많이 아쉽지만 나도 그 방법을 사용했다. 그래서 이번 학기 중에도 몇 권을 읽었었다. 보통 5월~6월이 그나마 책을 조금 읽을 수 있는 시점인 것 같다. 학교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늘 이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 빨리 이 일 끝내고 책 읽어야지....
이런 ‘책에 대한 목마름’은 방학 때 책을 ‘왕.창.’ 빌리는 것으로 해결한다. 그래서 방학 전에 학교 도서관에 들리는 것은 ‘날을 잡아서’ 진행하는, 일종의 ‘행사’다. 굉장히 설레면서 기다리는,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 일 중의 하나라고나 할까....
학교에서 빌려온 책을 방학 중에 죽치고 앉아서 읽어내려가는 것은 정말 맛있는 음식을 제한 없이 마음껏 먹는 것 같은, 나만의 빛나는 시간이다. 때로는 밤을 새워서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것처럼, 밤새워 새벽까지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최근의 방학 때는 이런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 방학 동안 학교일을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았었고 다른 일로도 분주했었고... 바로 전 겨울방학에는 빌렸던 책 7권(많이도 빌렸다..ㅠㅠ) 중 1권을 제외하고 고대로 반납하기도 했었다. 2달 동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건만, 전혀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아주 소심하게 딱! 2권만 빌렸고 2주 동안 그걸 읽어버렸다. 다행스럽게도! 그리고 방학 중이지만 어제 학교에 잠깐 나가서 읽었던 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 2권을 또 빌려왔다. 남은 2주 동안 아니 1주 동안 다 읽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래전 대학생 때 내가 썼던 글 중에 이렇게 적어 놓은 글이 있다.
- 서점이나 음반 가게를 운영하면 잘 할 듯..
아마도 (재미없게) 학교에 왔다갔다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다가 흐린 날에 작성한 비망록 중 한 줄일 듯....
책을 많이 읽는 다독가도 아니면서 책을 왜 그렇게도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다른 집에 가도 꼭! 한 번씩 보는 것이 있다면, 냉장고 안, 부엌, 신발장 그리고 책꽂이....왜 그렇지..??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장 읽지 않더라도 책을 사 놓는 것이 취미였었는데 이제는 책을 놓아둘 공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니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게 된다. 사 놓았던 책 중에서도 읽지 않은 책이 수두룩 하건만....
양서(良書)를 구별하려면 일단은 많이 읽어야 한다는데 다독(多讀)은 게으른 나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또 제대로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니까...
M 본부의 전(前) 아나운서 A와 B는 방송사 선후배 사이로 방송사 파업 등을 통해 잘 알게 되어 결혼한 부부로, 지금은 모두 방송사를 나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일명 ‘셀럽(Celeb) - 유명인’이다.
주변에서 서점을 본 적이 거의 없고 모든 책은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나로서는 서점을 운영한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약간 고개를 갸우뚱했었는데 지금은 2곳의 분점까지 운영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찾아보니 큰 대형서점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마치 도서관과 카페를 함께 엮어놓은 듯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A는 하루에도 몇 권씩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하고, B는 한 권을 오랜 시간 천천히 읽는 사람이라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서점을 하게 된 것일까.. 좋은 뜻을 품었으니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귀에 솔깃했던 것은, 자기가 읽은 책을 서로 빌려주면서 가까워졌다는 지점.. A는 이론서를, B는 소설류를 좋아한다고 하던데 지금은 서로의 영향을 받아서 취향이 바뀌었다고 하는 것도 재미있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함께 먹고 싶고 좋은 음악이 있으면 함께 듣고 싶은 것처럼, 어떤 책을 함께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보는 것도 정말 귀하겠다는 생각을 늘 해 본다.
일반적으로 독서는 자기 취향이 분명하기에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래서 읽은 다음에는 나 혼자만의 느낌으로 마음속에 간직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같은 책을 읽고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해 본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 OOO 읽어봤나요??
- 아뇨..
- 재미있으니까 읽어 보세요..
- 저는 소설 싫어하는데요..
소설을 좋아했던 C와 나누었던 대화.. 나는 ‘만들어진 이야기’인 소설을 싫어했다.
- 이미 있는 이야기도 다 모르는데 만들어진 이야기를 굳이 왜 읽어야 하는가...
이게 내가 소설을 싫어하는 이유였고 그래서 나는 음악, 미술이나 세계사 관련 책들을 찾아서 읽었었다. 자기계발서와 함께 극도로 싫어했던 소설을, 지금은 찾아서 읽고 있다는 것이, 예전의 C에게 (매몰차게) 했던 말을 내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현재의 내 모습이다.
내가 권했던 책을 (용케도 거부하지 않고) 다 읽었다는 D에게 물었다.
- 책 다 읽으셨어요??
- (뿌듯해하며) 다 읽었지..
- 그럼.. 같이 이야기 나눠 주실 수 있으세요??
- 이야기?? 내 마음속에 간직할 건데..
- 아니.. 느낀 것을 말하거나 글로 쓰던가 해야죠....
‘같이 이야기하면 좋으련만.....’하는 깊은 아쉬움을 가지고, 어디 책 읽고 생각을 나누는 카페에라도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생각해 보는 오후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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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방학에 빌려서 읽은 책 중 차마 권하지 못한 책..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쓴 책인데 구성이 다소 산만하다.
미술을 포함한 예술에 관심을 갖고자 한다면 읽을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