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rmal or Special *

* Normal or Special (2022.08.27.토) - 1 *

by clavecin

* Normal or Special (2022.08.27.토) - 1 *

- (3편 중 첫 번째 이야기) *

- (이번 주도 글이 계속 쏟아져 나와서 3편의 글을 썼습니다) -


몇 년 전 A에게 말했다.


- 학교에 오면 선생님이 빵 사 줄게~

- 진짜요??


며칠 만에 학교에 온 A가 나를 쫓아다니며 말했다.


- 선생님~ 저 학교 왔는데, 빵 사 주세요~

- (수업 가던 중 / 또는 회의 가던 중) 아?? 좀 있다 사 줄게~


이 말을 몇 번이나 했었지만 결국 시간이 맞지 않아 사주지 못했었다. 그러던 어느 방학하던 날에 수많은 학생들 틈에서 나를 발견한 A가 내 뒤를 졸졸 쫓아오면서 말했다.


- 선생님~ 저 왔어요! 빵 사 주세요~

- 아! 그래 가자!


간만에 만난 A를 데리고 곧바로 매점으로 갔고 원하는 대로 빵을 고르게 했다. ‘원하는대로 골라!’라고 말했건만, 고작 빵 4개를 골랐다. 같이 따라온 B는 쭈빗거리며 음료수를 먹겠다고 했다.


여러 가지 일로 학교 나오는 것보다 결석이 많았던 A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특별한 아이’였다. 수업 시간에 졸거나 복장이 흐트러지거나가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학교에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녀석이었다. A가 몇 주만에 학교에 나온 날 선생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 A가 학교에 왔대요!!!


가끔씩 봐서 아쉬웠던, 나를 보면 그 잘생긴 얼굴로 방긋방긋 웃던, 그래서 더 많이 예뻤던 A에게 그나마 빵이라도 사 주고 보내게 되어서 마음이 좀 가볍다. 내가 예뻐했던걸 A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모델같은 그 외모를 뽐내며 잘살고 있을지....



더 오래 전.... 무언가 상담이 필요했던 C와 겨우 시간을 잡아서 마주 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하다가 MBTI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C의 눈이 반짝인다.


- C~ MBTI가 뭐야??

- 네...저..OOOO인데요..

- 아, 그래??? 선생님은 뭔거 같아??

- IOOO (기억나지 않음..ㅠㅠ) 요..

- (완전 깜짝 놀라며) I(내향)..???

- 네...

- 나를 I로 보는 사람은 네가 처음인데??

- 아, 그래요?? 제가 MBTI를 좀 아는데, 제 눈에는 선생님 I로 보이는데..

- (진짜 놀란 눈으로) 모두들 나를 E(외향)로 보던데..??

I로 본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진짜로...

무얼 보고 나를 I로 본거야??

- 선생님 눈에서 슬픔이 느껴지던데요..

- ????? (이 말을 듣자마자 눈이 커지면서 갑자기 눈물이 왕창 흘러버림...)

- ...선생님....


C를 다독거리고 격려하기 위해서 상담시간을 냈건만, C와의 그 시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런 내 눈물을 추스르느라 더 지체되었고, 나의 눈물을 보았던 C는 갑자기 힘을 얻은 듯 했다. 한참 진정한 뒤, C에게 말했다.


- C~, 선생님, I 맞거든.. 그걸 맞혔던 사람은 없었어..

선생님 눈에서 슬픔을 봤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너무 놀래서..

C가 사람을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아...

주변에 친구들을 잘 살펴보면, C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들이 보일거야...

- 네! 선생님!


C의 반짝거리는 눈과 생기가 돌던 얼굴을 잊지 못한다. 이 잠깐의 시간을 잡기 위해 C 모르게 얼마나 오래 지켜보았는지, 그래서 C는 나에게 오랜 시간 특별한 학생이었고, 마찬가지로 수업을 잘 듣는지 잠만 자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매일 이런 대화를 했다.


- 선생님~ 오늘 D 왔어요??

- 선생님~ 오늘 F 왔어요??

- 조퇴했다고요?? 왔으니까 됐어요..

- 선생님~ 우리, 다른 건 신경쓰지 말고, 건강하게 학교에 오기만을 바래요..

- 학교에 오면 된거죠!



300여명의 아이들 중에는 학교에서 자기 집처럼 날뛰는 즐겁기만 한 아이도 있고, 때론 하루 내내 한마디 말도 없이 지내지만 자기 일은 똑부러지게 하는 아이도 있다. 어느 모습이나 모두들 그 모습 그대로 ‘특별’하지만, ‘좀 더 특별한’ 관심을 쏟아주어야만 하는 아이들은 개교 때부터 언제나 늘 있었다.


우리도 겪었지만 시대를 불문하고 청소년기는 가정문제, 학업문제, 교우문제 또 여러 가지 문제가 ‘특별히’ 불거져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인 게 분명하다.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한 얼굴로 보이지만 속에서는 여러 가지가 들끓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이런 바람을 가져본다.


- 10대에는, 아니 고등학교 시절만큼은 별일 없이 잘들 지냈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20대가 되기 전, 고등학교 시절에는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예민해져서, 갑자기 무언가가 보이고, 갑자기 무언가가 신경에 거슬리고, 갑자기 힘들고 외롭고..이런 감정이 충만해서 넘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가정적으로도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별문제 없이 평범하게(Normal) 잘 자라주기를 바라지만, 그 평범함이 쉽지 않기에 결국은 ‘평범함(Normal)’이 ‘특별함(Special)’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 보게 된다. 거기에 ‘특별함(Special)’은 ‘더더더 특별함(More More More Special)’으로 살펴주고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도....



나에게서 슬픔을 보았다는 C의 이야기를 G에게 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 녀석이 사람 볼 줄 모르네~~~

- 뭐라구요 선생님!!!!!!!!!


기쁘게 빵을 사달라고 졸랐던 A와 같은 아이들도, 그 옆에서 (아...나도? 하며) 부끄럽게 음료수를 골랐던 B와 같은 아이들도 또, 상담을 받으러 왔다가 놀랍게도 나를 울렸던 C와 같은 아이들도, 모두들 인생의 ‘특별한’ 이 나이대를 잘 넘겨서, 건강하게, 제발 건강하게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성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삶이 되기를 바라본다.


**************


***어려서부터 물건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무얼 하나 사면 아주아주 오랜 시간 그 모습 그대로 잘 사용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사면 마치 사람을 대하듯 한번씩 쓰다듬어 준다. 이렇게 말하면서..


- 너도 나랑 오래 가겠구나~~


행여 무언가 망가졌더라도 잘 버리지를 못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6년 동안 사용했던, 다 벗겨진 보라색 철제필통이 지금도 내 상자 안에 있고 처음 사용했던 핸드폰이며 아주아주 오래된 옷들도 가지고 있다. 특히 시간과 스토리가 쌓인 것들은 나에게 ‘특별한’ 것들이다.


계속 사용하던 볼펜이 어딘가로 사라져 없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허둥지둥한다. 그 볼펜 대신 다른 볼펜을 사용하면 될 일이건만, 그러지를 못한다. 언젠가는 선물 받은 책갈피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3층 교무실에서 1층 음악실 복도를 구석구석 샅샅이 뒤지면서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던 적도 있다. 결국 찾지 못해서 멍한 얼굴로 한동안 교무실에 앉아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속이 쓰리다.... 내가 ‘특별하게’ 생각했던 것이었기에...


‘특별한 위치’로 생각하던 물건이 ‘평범한 자리’로 내려앉게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더 마음에 드는 ‘새것’이 내 품에 들어왔을 때...하지만 사실, 특별한 의미를 두게 되었던 물건은 왠만해서는 그 특별함을 유지하게 되는 것 같다. 물건 자체에 어떤 바람이나 소망을 갖게 되지는 않아서일까....한번 특별한 물건은, 계속 특별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은 다른 것 같다. 나에게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주는 사람으로 생각되기도 쉽지 않지만, 특별한 의미를 두었던 사람을 다른 이들과 똑같이 생각해야겠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물건과 달리,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이나 소망이나 기대를 조금이라도 갖게 되어서일까...


이런 문구를 읽었다.


- 너를 평범하게 대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마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


- 너를 특별하게 대하는 사람을 사랑해야 해

- 너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는 사람은 너를 사랑하는게 아니야..

- 너를, 특별하게 대하는 사람이, 너를 사랑하는 거야...


차라리 이 말이 좀더 정확하겠다.


- 너를,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하는 사람은, 그냥 놓아줘..


이 문구를, 이 문구를 적용해야 할까...


* 오래전 H를 위해서 안경 닦이(안경 닦개)를 사 모았던 적이 있다.

천을 사기도 하고 1회용 티슈를 사기도 하고 안경집을 드나들기도 했다.

이것저것 안경집도 봤었고..


언젠가부터 특별하게 다가오는 안경 닦이(안경 닦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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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닦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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