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데스퍼레이드를 통해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지막 순간. 메멘토모리
리플러스에서 추천드리는 작품의 내용과 핵심테마를 정리해보는 리뷰 포스트입니다. 볼만한 작품들을 영화, 애니, 게임 등을 제한하지않고 소개해드리며,추후에 작성된 포스트들을 보강하여 유튜브 영상으로 업로드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당신이 만약 누군가와 함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면.
누구와 함께,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싶으십니까?
지식과 이성의 영역이 크게 발달한 인간에게 죽음이란 항상 골칫거리이고, 두려움이며,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주된 원인중 하나입니다. 그 이후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고, 그 너머에 우리의 자아가 어떻게 변화하게될지. 무엇을 향하게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기, 죽음이란 테마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재해석한 작품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 데스 퍼레이드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매편마다 두 사람의 게스트를, '바'에 초대하여. 그들이 목숨을 건 게임을 하게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각 편마다 다른 방식의 게임을 하면서, 서로 잘 알지 못하거나, 관계가 있는 두 사람의 과거나. 이곳에 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알게되죠. 그리고 나중에는 그들이 겉표면에서 보았던 것과는 다르게, 어떤 독특한 연결관계를 갖고있었다는 것을 점차 파헤쳐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의 연결이 더욱 강해지거나, 비극적으로 끝맺게되거나 하는 식으로 - 각자 다른 결과치를 만들어냅니다.
이 작품이 특별한 점이 있다고 한다면. 이 작품이 죽음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두 사람의 게스트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점차 밝혀지게되는 것이, 이곳에 찾아온 두 사람의 게스트들이 이미 모두 같은 시각에 죽은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의 죽음은 서로 어떤식으로건간에 연결되어있고. 그 연결을 바탕으로 인물간의 관계가 어떤 관계고, 어떤 연결점을 갖고있었는지를 이야기해줍니다. 이른바, 죽어버린 두 사람의 연결관계를 되짚어 올라가는 일종의 '비하인드 스토리 추리극'과도 같은 형식을 띠게되죠.
단순히 두 사람의 죽음을 논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아마도 이 작품의 깊이는 크게 떨어졌을 겁니다. 옴니버스식으로, 계속 죽은사람들의 사연과, 자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분노하는 망자들을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만을 반복하게될테니까요.
여기에서 바텐더 복장을 하고있는 주인공은. 일종의 천국과 지옥행을 나누는 판사같은 역할을 합니다. 죽은자들의 죽음과, 그들의 영혼의 가치를 재고, 그들을 환생시킬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영혼을 끝없는 절망속에 빠뜨릴 것인지를 선택하는 입장이 되는거죠. 하지만 그들은 정작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며, 같은 시각에 죽은 두 사람을 - 경쟁적으로 게임에 참여하게해서. 자신들이 죽어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채 게임에 참가하여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들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의문하게 만듭니다.
'저 방식이 정말 누군가의 내면을 알 수 있는 방식일까?'
주인공은 계속해서 스스로 죽어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망자들에게 경쟁적 게임을 시킵니다. 사람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그들의 신변에 위협을 가하고, 자신만을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영혼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주인공에게 있어 게임 자체의 승패는 크게 중요치않고, 그들이 어떤 선택을, 왜 하느냐를 계속 관찰하게됩니다. 결국 그 사람을 판단하는건, 판사 역할을 하는 주인공의 시점. 그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요.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이 작품의 감독은 우리가 '상대의 인간적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하는가'를 질문하게 만듭니다. 바람을 핀것 같은 부부의 의심이 만들어낸 비극적 이야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고 복수귀가 된 형사의 이야기, 누군가에 대한 동경으로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한 열성팬의 이야기. 스스로 불행했지만 가족을 유지하기위해 노력했던 한 연기자의 이야기. 희망을 갖지 못해 자살하게된 이혼가정의 히키코모리 학생의 이야기. 아이를 갖지 못했지만 행복하게 살아온 한 만화작가의 이야기 등을 통해, 이 사람의 삶은 충분히 행복했는지. 이 사람의 내적 됨됨이는 어떤지를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죠.
한편으로 '우리가 죽게되면' 저 곳에서. 이 삶은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질 것인지를 의문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동시간에 누군가와 함께 죽게된다면. 그 사람과는 어떤 관계를 갖고있는 사람일지. 그리고 그들과는 어떤 식으로 비참한 모습을 보이게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만한 상황이 될겁니다. 총 13편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세계관 내부에서의 비밀도 밝혀지고, 주인공이 어째서 판사역할을 하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내적 변화를 겪게되는지에 대해서도 - 회차를 거듭할수록 많은 이야기들이 밝혀집니다.
저는 질문을 해보고싶습니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 우리가 '함께 죽고싶다'고생각할만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 될까요. 그리고 그들과 본인의 관계는 어떤 관게이기를 원하시나요? 그리고 그들과함께 마지막 생명을 건 게임을 하게된다면. 나는 상대의 생명이나, 생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내가 살기위해,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그 사람을 짓밟고, 처절한 전쟁을 벌여서라도 살아남으려하는 사람일까요? 이 작품은 적어도 그런 자아성찰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 라는 명제가 참 잘 어울리는 작품이더군요. 13화로 이어진 꽤 긴 작품이지만. 미려한 작화와, 사운드, 아름다운 배경과 애니메이션 연출로, 상당히 화려한 시각적 자극을 선사합니다. 죽음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관 자체도 꽤나 매력있고, 등장인물마다 갖고있는 고뇌와, 내적 성장, 그리고 입체성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도 상당히 미려함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실수도 있을 것 같네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그것이 무슨 의미와 의미로 기억될지는,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있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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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우리의 삶도, 마지막 순간에 다다라 먼 과거를 되돌아 볼 때. 하늘을 우러러 아쉬움이 없기를 기원하며, 이번 작품 리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http://clay1987.blog.me/221182704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