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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Jan 19. 2018

작품 리뷰 : 너무나 다른 우리, 함께할 수 있을까?

만화, 후르츠 바스켓을 통해 바라보는 타인과의 관계와 상처의 극복과정

리플러스에서 추천드리는 작품의 내용과 핵심테마를 정리해보는 리뷰 포스트입니다. 볼만한 작품들을 영화, 애니, 게임 등을 제한하지않고 소개해드리며,추후에 작성된 포스트들을 보강하여 유튜브 영상으로 업로드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입니다. 



우리는 서로 너무나 달라.
그런 우리들이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며 함께할 수 있을까?




사람은 모두 다른 성격과, 독특한 특징들을 갖고있습니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만났을 때, 싸우기도 하고, 부딛히기도하죠. 때로는 서로의 다름을 결코 이해할 수 없어서, 극단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합니다. 우리의 일반적인 삶만을 들여다보아도,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기존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나서는지. 기존의 관계에 힘들어하게되는지. 사람들을 들여다보다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되기도합니다. 우린 정말 다른 누군가와, 진심으로 연결되어함께할 수 있긴 한걸까? 하고 말이죠.



여기 열다섯명의 인물들이 있습니다. 이들중 열세명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더 쉽지 않은 삶을 살고있죠.




사랑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 혹은 자신과 다른 이성에게 호감을 가지는건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일겁니다. 또한 그들을 안고싶다거나,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기대하는것도 결코 이상한일이 아니죠. 그러나 후르츠바스켓에 등장하는 열 세명의 인물들은 조금 특이한 상황입니다. 12간지의 저주를 받고 태어난 아이들이라, 이성과 끌어안게되면 12간지중 하나의 동물로 변해버리는 특징을 갖고있죠. 그렇다보니 자신의 다름을 타인에게 함부로 말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걸 이해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성을 끌어안으면 동물로 변해버리는 저주를 받은 사람들



그런 그들에게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저주받은 12간지의 인물들끼리는 포옹을 하더라도 동물로 변해버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자연히 동질감이나, 친밀감이 12명끼리 생기게되고. 자신들의 비밀을 쉽게 발설할 수 없는 특성 상 - 하나의 대가족같은 느낌으로 함께하게됩니다. 물론 서로의 바램이 다르고, 성격이 달라서 좌충우돌 - 싸우고, 갈등을 일으키기를 반복하지만요.






좌측부터 유키 (쥐) / 토오루 (여주인공, 일반인) / 쿄우 (고양이)



후르츠바스켓이란 제목은, 이 만화 (애니)의 주인공인 토오루의 아픈 왕따 경험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아이들끼리 모여노는 놀이중 하나인 후르츠바스켓은, 말 그대로 과일바구니라는 의미입니다. 각자에게 과일 이름을 붙여넣어주고, 그 과일이름을 불러 서로를 잡거나, 술래잡기를 하는 게임인거죠. 그런 게임에 참여한 주인공 토오루는, 따돌림을 받고있다보니. '주먹밥'의 이름을 부여받습니다. 그래서 결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지는 일이 없었던. 아픈 경험을 갖고있죠.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어머니와 함께 외부모 상황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인 토오루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아이입니다. 괴롭고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따듯한 웃음을 잃지않죠. 그런 그녀가 다른 12간지 저주에 걸린 이들을 한명씩 만나며.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그들과 함꼐하고, 새로운 대가족의 정신적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후르츠 바스켓의 큰 줄거리입니다.





서로 다른 동물들, 그리고 서로 다른 관계성까지. 인간관계에 갈등하는 인간군상을 잘 드러내주는 작품입니다.



사실, 밝고 귀여운 그림들에 비해 이 작품이 갖고있는 테마는 상당히 무거운 편입니다. 십이간지의 저주를 받은 인물들이 자신의 저주에 의해서 가진 매우 현실적인 트라우마들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가진 감정적 두려움. 그리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와 현재. 좋아하는 타인과 함부로 포옹조차 할 수 없는 제약등이 이들의 내면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어냅니다. 그런 내면의 문제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있기 때문에, 이 작품이 단순히 특이한 설정을 갖고있는 순정만화를 넘어서게 만드는 것이죠.


예로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을 지워야했던 인물이나. 태어났을 때 인간의 모습이 아닌 동물로 태어나 어머니의 거부반응으로 부모와 생이별을 해야했던 인물. 가문의 요구에 의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야했던 인물. 자신의 고독을 말하지 못한 채,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만했던 인물. 모두에게 배척받고 이해받지 못한 채, 강한척해야했던 인물 등 - 다양한 사람들의 내적인 고통과 비극적인 사건들을 하나씩 녹여져 있습니다.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들 정도의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 개별의 인물들이 어떻게 넘어섰는가를 이야기하고. 일부 인물들에 대해서는 사춘기를 넘어 - 내면 극복의 과정을 보여주기도하는 작품입니다.







어찌보면 모든걸 넘어서는 위대한 성인군자(?)의 모습을 가진 주인공, 토오루



주인공인 토오루는, 겉은 약해보일지 모르지만, 내면이 강한 사람. 그리고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입니다. 따듯한 온정을 갖고 타인의 상처를 진심으로 감싸고. 끌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죠.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생각하며 눈물 흘려줄 수 있고. 그들과 진심으로 함께할 줄 아는 진심어린 사람입니다. 그런 그녀가 상처받은 인물들을 어떻게 성장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녀 자신이 갖고있던 내면의 따돌림에 대한 경험을 넘어서는지가 이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토오루가 그들을 끌어안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상처를 갖고있고, 날카로운 인물들의 내면이야기를. 꾸준히 듣고. 이야기하고. 함께해줍니다. 그들이 싫어하지 않는 한. 그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주저하지않고. 그들이 밀어내고, 상처를 주더라도. 그걸 묵묵히 견뎌내며 그들의 진정한 내면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을 여는 사람도, 그녀를 더 싫어하게되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녀의 진정성에 대해서만큼은 인정을 하게됩니다. 그녀가 결코 다른 의도나, 머리쓰기로 그들에게 다가선게 아니라. 그들을 한 명의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했다는 사실을요. 어쩌면 그녀의 모습에서 위대한 상담사나, 이해자의 모습을 찾게되는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두 남자와, 토오루간의 사랑의 행방도 이 작품을 보는 중요한 포인트중에 하나입니다만, 저는 내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보았네요.




작중에서 주인공인 토오루는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주먹밥과 같아서. 자기자신의 장점은, 자신에게 보이지않고. 타인에게만 보이는 그런 류의 부분이라고. 그걸 알아봐주는 타인의 존재가, 그래서 더욱 소중한 거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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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르츠바스켓은 현재 완결이 난 작품이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와있는 작품입니다. 본편을 보신다면 만화책을 추천드리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OST만은 꼭 들어보시라고 이야기해두고싶네요. 리츠코 오카자키씨가 부른 부드러운 노랫말이 - 이 작품의 특징을 참 잘 드러내주는듯합니다.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이라면 꼭 한번쯤 보셨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의 무게가 어떤 것인지. 누군가에게 제대로 다가서려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깊은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 참 많은 의미를 전해주는 작품이거든요.






https://www.youtube.com/watch?v=PYbHsohMpKU

(가사중 발췌)

たとえば苦しい今日だとしても, 昨日の傷を殘していても, 信じたい 心ほどいてゆけると
"비록 괴로운 오늘이라고 해도, 어제의 상처를 남기고있어도 믿고싶어요. 마음을 풀어갈 수 있다고."

生まれ變わることはできないよ だけど變わってはいけるから Let's stay together いつも
"다시 태어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변할 수는 있으니까 - 함께 지내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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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기도하고. 자기 자신의 성격이 맘에 들지않을수도 있죠. 하지만, 마치 위의 노랫말처럼. 우리가 다시태어날 수는 없어도.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에게 숨겨진 장점들을, 찾아내줄 수 있는 다른 사람들도. 삶 속에서 만나게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여러분도 잃지않으셨으면 하네요.


오늘은 좀더 따듯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네요. 이번 작품 리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http://clay1987.blog.me/22118622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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