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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Apr 05. 2019

영상대본 / 후기 :  4화 영상

당신의 UI는 사업을 성공하게 만들 수 없다 - 영상의 대본과 제작후기



작업방식


3회차까지, 3일을 연달아 영상을 제작한 이후에 번역작업에 몰두하고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굉장한 반응이 있었던 게시글이 하나 생겼다. 그 게시글의 뉘앙스와, 사업자들이 바라보는 업계 현실. 그리고 사업에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는 - 기존 스터디방의 브리핑 내용을 담아 영상을 만들게됐다. 새벽에 갑작스럽게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밤을 새서 대본을 잡고, 녹음 후 영상편집까지. 약 6시간 정도를 원큐로 진행했다. 아무래도 5회차나 진행을 했다보니, 많이 익숙해져서 - 13분가량의 영상길이에 비해, 작업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영상 완성본

https://www.youtube.com/watch?v=F7tmSG4pKe4





소개 게시글

https://brunch.co.kr/@clay1987/151







글자수 : 4000자 / 음원길이 : 12분 30초



안녕하세요, 리플러스입니다. 


오늘은 UI 디자이너들이 마주한 업계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합니다. 이번 이야기는 UI 디자이너가 점차 이 세상에 필요없는 역할이 되는 이유와, 사업자들이 바라보는 업계의 현실에 대한 내용을 담고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UI 디자인, 그거 업계 전망 괜찮다던데. 나도 앱디자인 할 수 있으면, 더 안정적으로 돈 벌면서 살 수 있는거 아닌가? 혹은 웹디자인 좀 할 수 있으면. 나도 디자이너 직함 달고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런 생각은 더이상 통용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몇년 전만 하더라도 그런 상황은 크게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더이상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UI 디자이너들은 시각디자인과나, 시각물을 다루는 공부를 하면서 직업을 얻게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손수 아름다운 시각물이나, 규격들을 만드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러나 정작 사업 단위나, IT 업계의 기술기반. 미래먹거리가 무엇이고, 어떤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중인지. 피튀기는 비즈니스의 현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름다운건 좋지만, 사업같은건 어렵고, 머리아프니까요. 충분히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 사업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디자이너들은 앞으로도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워질겁니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주체입니다. 그리고 UI 디자인은 사업을 성공시키는 핵심적인 요소가 결코 아닙니다. UI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UI 규격들은, 절대로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죠. 정작 우리가 직접적으로 소비하고, 자주 구매하게되는것들을 보세요. 당장 보기에, 예쁜것들이나, 고급 제품의 기준점은 - 항상 디자인인것 같은데. 왜 UI가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는 걸까요?



성공의 기준이 언제나 돈은 아니겠지만. 자본을 가진 기업가들은 절대 아무 이유 없이 돈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UI 디자이너들은 UI 규격들을 디자인하고, 시안을 만들고, 운영을 위한 디자인을 하죠. 하지만 과연 그런 규격들이 실제 돈을 벌어다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기업이 돈을 벌기위해서, 정말 우리가 만든 UI 규격들이 필요한걸까요? 



우리가 디자인하고있는 UI 규격들은, 모두 '그 돈을 벌어다주는 비즈니스 모델과 깊게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말 그대로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말합니다. 현대사회는 어디까지나 자본주의사회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댓가로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게 되어있죠. 그리고 그런 모델은 한사람만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들고있는 웹과 앱 서비스 역시. 개별 회사들이 갖고있는 서비스 영역의 판매나, 구매를 돕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서, 금광이 하나 발견되었다고 해봅시다. 저걸 캐서 가공하면, 그것만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는 상태라고 해보죠. 그 금을 캐려면, 당연히 맨손으로 광석을 캘 수는 없습니다. 채굴도구가 필요해집니다. 그리고 캐낸 원석을 순도높은 형태로 가공하는 재련 과정도 필요하죠. 처음에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작은 곡괭이를 통해 금광을 캤습니다. 그러나 점차 규모가 커지게되면서, 전동 드릴을 개발해 금을 캐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심지어는 대형 포크레인을 통해 금을 캐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이런 경쟁 끝에, 점점 더 대량의 금을 캘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하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그 금을 효율적으로 재련할 수 있는 기술도 만들어지죠. 여기에서 금을 IT 시장이라고 해보고. 그 곡괭이들이 UI 디자인이라고 해보면. 이해가 되실겁니다. 



실제로 초기의 앱시장은, 너도나도 할거없이, 새로운 시장에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었습니다. 이렇다할 강자가 없었고, 심지어 기존의 비즈니스 강자들이 모바일 생태계에서 뒤쳐지거나.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기술도 계속해서 발전했습니다. 모바일 기기의 해상도는 계속해서 늘어났고. 심지어 3G 네트워크는 LTE와 5G 기술까지 발전한 상황이죠. 디자인 규격 역시 마찬가집니다. 일반적인 UI 규격을 통해서 만들어지던 서비스들은, 웹개발 프레임워크의 발전으로, 더욱더 효율이 좋아졌습니다. 더욱더 복잡한 기능들과, 데이터 계산을 단숨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죠. 클라우드의 등장으로 물리적인 서버가 사라지고, 가벼운 단말기와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엣지 컴퓨팅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앱 생태계의 초기 모습을 돌이켜보면. 제대로된 앱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나, 더 편리한 UI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이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똑같은 기능에서라면 '이왕이면 더 편리한 사용성'을 원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본질적으론 UI 디자인이 아니라. '이미 편리한 사용성과, 압도적인 성능'을 뒤에 업고있었기에. 디자인이라는것이 돋보일 수 있었던 겁니다. 결코 디자인이 아름답기 때문에 그걸 썼던게 아니라는 겁니다. 모든 기업과 비즈니스의 역사는, 더 나은 기능. 기존의 기술을 뛰어넘는 기술. 혁신을 가져오지 않으면 구매할 가치가 없어지는 경쟁의 역사입니다. 그렇기에 UI 디자인역시 - 그런 경쟁의 역사에서 사용된 하나의 무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대 기업을 이기기 위해, 새로운 기능과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디자인의 특이성이나, 편리함이 서비스의 승패를 가르는 때도 있었죠. 하지만 경쟁은 가속화되고, 소비자들의 눈 역시 매우 높아졌습니다. 일정한 수준을 채워내지 못하고서는,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하는 일 역시 매우 적어졌죠.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는 수많은 앱들이 넘쳐나고. 여전히 새로운 앱들이 만들어지고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 세계 앱 들 중 3위권 이내의 앱들이 전체 앱 사용 시간의 80%를 채우고 있습니다. 일정 순위에 들지않는 수천개의 서비스들이, 그 20%를 나눠먹고 있다는 이야기죠. 이 말은 기존의 시장에서 더이상 미래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존에 넘쳐나보였던 금광은 이제 텅텅 비었고. 금광을 캐내던 기술들 역시도, 더이상 크게 중요치 않아졌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곡괭이로 하나하나 디자인을 하고 있을 때. 대형 기업들은 이미 안정된 사업모델과 브랜드를 바탕으로 사업을 유지합니다. 게다가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커다란 포크레인을 통해, 기존에는 없던 구조를 만들고, 계속해서 새로운 금광을 파헤치고있죠. 그런 상황에서 '나는 튼튼한 곡괭이가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말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거나, 현실을 부정하고있는거라고 밖에는 말 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사업에 대해서 이해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커다란 사업이라는 배에 탄 작은 부품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내기때문에, 월급을 받는 것이고, 승진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커다란 사업이라는 배가 침몰하게되면, 우리 역시도 차가운 바닷속에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기업들이 서로 경쟁을 하고있고. 그들의 경쟁 속에, 살아남게 되는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합니다. UI 디자이너 또한 그런 경쟁 속에서 더 많은 역할과, 사업적인 눈을 요구받는 것 또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새로운 먹거리는 줄어들고있는데, 일부의 앱들만이. 소수의 서비스들만이 매출을 내고있는 상황. 이것이 바로 현재 IT와 디자인 업계가 처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기존에 UI 디자인의 시대가 끝남을 알리는, 첫 영상에서 이야기드렸었죠. 돈은 항상 정직하다고요. 그리고 돈이 몰리는 곳은 항상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낳아주는 곳입니다. 기존의 서비스들이 모두 비슷비슷해지고,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UI 디자인은 이미 성공한 서비스를 꾸며주는 장식품에 불과합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 더 매력적인 기능과, 상품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소비자들도 지갑을 열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억원을 들여서 디자인을 개선한다한들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차라리 그 수억원을, 차별적인 기능과, 상품개발에 쏟는것이 더 유용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사업자들의 관점이고, UI 디자이너가 크게 중요치 않아진 이유입니다.



UI 디자인은 사업을 성공시키는 요인이 될 수 없습니다.실제로 IT 업계에서 기존의 시장을 뚫고, 불편함을 깨어내는 혁신들은. 결코 디자인의 영역에서 이뤄지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개발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스마트폰의 시초를 알렸던 아이폰 역시. 기존의 이동통신사가 갖고있는 규제와, 오래된 데이터 통신 규격을 깨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었습니다. 무료 메신저인 카카오톡도 SMS 유료문자와 통신사들의 밥그릇을 깨부수며 등장했죠. 이커머스인 쿠팡은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던 유통의 뒷단. 유통구조와 데이터를 건드리면서 커머스로서 성공했습니다. 항상 모든 기업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제품을 통해 경쟁하고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결코 디자인이 아니었습니다.



UI 디자이너들이 처한 위기는 결국, 시장이 고갈되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디자이너들이 게을렀기 때문이 아니죠. IT 업계는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과 개발환경. 기존의 틀을 깨는 서비스와 기능을 기반으로 성장할겁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UI는 아주 작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마테리얼 디자인이 등장하고, 플랫 디자인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모두 비슷비슷해보이는 디자인에 큰 돈을 들일 사업자는 그 누구도 없습니다. 압도적인 기능이나, 성능을 과시할 무언가가 아닌 이상. 디자인은 그저 보기좋은 장식품에 불과하니까요.



UI 디자이너가 되길 원하시나요? 이미 침몰하고 있는 배 앞에서. 그 배에 탑승하길 원하시나요? UI 디자이너들의 위기는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니지만. 그 피해는 모두 UI 디자이너 개개인에게도 돌아갈 겁니다. 생존하기위해서는, UI 디자이너도 똑똑해져야합니다. 침몰하지 않을 곳을 찾아서. 새로운 금광을 캐내고있는 회사들을 찾아야합니다. 그리고 그런 '발견'을 위해서는 더욱더 IT 업계와. 사업 모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디자인을 위한 직업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디자인을 하는 방법을 알아야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 새로운 기술과 IT 업계의 흐름. 기존의 서비스들이 갖고있는 기술적 강점과. 사업으로서의 가능성. 그런 요소들을 하나하나 살펴봐야합니다. 내가 타고있는 배가. 침몰하지 않도록. 그리고 더 큰 가능성을 갖고있기를, 희망하면서 말이죠.



그렇기에 앞으로는 단순히 시각물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사업과 기술, UX에대한 내용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해보려합니다. 모두 단단히 준비하세요, 생존을 위한 준비를 하셔야하니까요. 





 대본과 제작후기






후기


왜 자꾸 나는 분량조절에 실패할까. 10분 이내로 만들려했던 내용이 13분 가량으로 늘어나서, 작업이 꽤 힘들었다. 게다가 나도모르게 녹음 과정에서 말이 자꾸 빨라져서, 템포를 맞추느라 시각물은 많이들어가는데. 몇초 유지를 못하고 다른 이미지로 바뀌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그래도 어려운 내용을 알기쉽게 만들려고 금광과 곡괭이, 대형 장비들의 예시를 든건 꽤 좋은 접근이었던 것 같다. 사실 간단하게 말하면 3분 내로 압축할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동일한 이야기를 다른 형태로 각각 두번 강조해서. 내용을 기억하기 쉽게 만드는 방식은 꽤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스로 글을 쓰는 것과. 직접 읽어보는 과정에서 느낀 - 단어사용이 너무 어렵다던가. 일종의 '쪼'가 느껴진다던가 하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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