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플러스 Feb 02. 2023

좋은 회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팀장급 인원의 관점에서 바라본 좋은회사 만들기 프로젝트



새 회사에 들어와서 PM 역할을 맡게됐다. 그 과정에서 고민해야할 지점이 굉장히 많은데, 그중 하나가 '좋은 회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남들이 시키는대로 하는 월급쟁이가 아니라, 능동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다른 팀원들이 다니고싶은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오늘은 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1.

회사는 사람의 모임이다. 첫째도 사람이고 둘째, 셋째도 사람이다. 그러니 팀 리더가 해야하는 일들 중 하나는 팀원들의 성향이나, 특징, 취향에 대해서 파악하는 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것 외에 사람에 대한 파악과 관찰을 해야한다. 그 대표적인 것들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이 회사를 통해서 하고싶은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거창한 '꿈'을 파악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개발자로서, 기획자로서, 디자이너로서 경험해보고싶은 '직업적 갈망'을 파악하라는 것이다.


회사는 분명 돈을 벌기위해 존재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고민해야하고, 팀원 개인들의 바램보다 수익창출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돈을 버는 방법에 집착할수록, 내부 인원에 대한 배려나,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는 무감각해기 쉽다. 그러니 개개인의 지식습득이나 성장에 신경을 쓰기보다, 이미 정해진 비즈니스 모델의 규모적 확장만을 노리게된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에게 동일한 수준의 업무를 반복시키거나, 다음단계의 비전 없이 명령에만 따르게한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반복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를 선택한다.


만약 프로젝트를 선택한다고 했을 때. 그들이 직접 해보고싶어하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담게 된다면 어떨까.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그 업무를 해야할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은 실무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법론이나, 도구들을 쥐어주는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이런 과정을 위해서는 리더 본인이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거나, 더 나은 교수법을 고민해야한다. 직접 실무를 하는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이나, 그걸 넘어 발견하게된 실무팁들을 잡아 교육을 해봐야한다.


이런 지점을 이뤄내려면, 리더나 사수 역할을 하는 인원들이 각자 '새로운 방법'에 대해 계속적인 연구, 정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의 발걸음에 맞춰 팀원들도 각자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그러려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배운 것들을 '글로 적어 남기고, 공유하는' 형태다. 회사 내부의 위키 시스템을 만들어도 좋고, 테크 블로그 형태로 글을 써봐도 좋다. 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리더 본인이 그런 역할을 가장 많이 해야한다. 당장 실무에 큰 도움은 되지 않더라도, 그들의 개인적인 공부내용이나, 신규 기술에 대한 소식들에 귀를 기울여야한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회사들의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네이버 D2다. 그들은 새로운 개발 기술을 연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회사 내부에서 자체적인 발표를 한다. 그 과정에서 다른 팀원들에게 자신이 공부한 것을 공유하며, 그것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린다. 이미 그 과정만으로도 리더와 팀원들이 진행했던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신이 알고있던 내용들을 다시 글로 정리해보며 이해도를 높이게된다. 이 과정에서 리더 이외의 인원들도 다른 팀원들에게 선생님 역할을 해주게 된다. 스스로 아는 것을 타인에게 전파하게 되는 것이다.



2.

팀원의 성장에 신경을 쓰지 않는 팀장은,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 가장 좋지않은 케이스는 바로 '팀원에게 관심이 없는' 팀장이다. 그들은 팀원이 무엇을 공부하고있는지. 어떤 지점에서 반복적인 실수를 하는지. 또 어떤 것들을 싫어하는지 조차 알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해본것들이 정말 제대로된 방식인지. 그것을 글과 말로 정리해 다시 누군가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지. 자신이 알고있는 내용들이 정말 옳은 방식인지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자신이 아는 지식이 죽은 지식인 것 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다.


리더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한다. 머리가 아픈 복잡한 내용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압축해 다음 사람을 위해 전달해야한다. 어려운 방식으로 기술을 배워야하는 팀원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리 없다. 그러니 스스로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한 교육방식이나, 교수법에 대해 여러 질문을 던져봐야한다. 내가 잘 하는 것들을 다른 사람이 잘 하게 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기반이 필요한지. 또 어떤 준비과정이 필요한지를 확인해야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만들어진 가설들이 실제 여러 사람들에게도 유효한지. 실험하는 과정을 꼭 거쳐봐야한다.


좋은 리더는 유능한 인재를 가르치고, 그들이 자신을 도울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다. 나보다 경험이 부족하고, 실제로 실무를 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을 가르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귀찮다'는 이유로 그 과정을 포기해버리면. 그들이 성장하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유능한 리더와 무능력한 팀원들은 서로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들은 무능력한 상태일 것이고, 리더는 그들을 무시할 뿐인 상태가 된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아는 것들을 '전수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능력있는 리더가 그만둘 때 그 회사는 무너지게된다.


좋은 회사는 리더가 없어도 업무가 돌아가는 회사다. 그런 일이 가능하려면 업무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어야하는지. 여러 사람이 일하는 방법을 잘 알고있어야한다. 그러니 리더가 중요한 업무를 혼자 독차지하고, 그것을 자신의 자존감을 채우는 형태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팀원들에게 시간을 들여 그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우며, 스스로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도와야한다. 메일 작성법같은 작은 부분 부터, 복잡한 자료검색 방법까지. 세상에 제대로된 교육을 받고도 일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대가 완전한 바보가 아닌 이상, 열성적으로 따라와주는 팀원을 내치는 사람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는 것이다.



3.

깊은 신뢰는 상대에 대한 의문과, 확인으로부터 생긴다. 리더라고 해서 팀원을 무조건적으로 믿을 필요는 없다. 각 팀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얼마나 잘 처리하고있는지. 그들에게 더 어려운 과제를 주었을 때. 그들이 '어떤 지점에서 고민하거나, 좌절하는지'를 확인해야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팀원들에게 '실패해도 좋은' 일들을 시켜보는 것이다. 실패해도 된다는 말 만큼, 어깨가 무거운 말도 없다. 그러나 좋은 실패를 하고, 그 실패를 분석해보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학습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니 실무 단위의 작업을 팀원에게 교육시키려면, 충분한 기반지식을 쌓게하면서, 단계별로 어려운 일을 시켜보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자료를 조사하는 것 처럼 기본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거기에 사용되는 도구나, 일반적인 방법론을 이야기해주면 된다. 똑똑한 팀원이라면 자신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 배우겠지만, 대부분의 팀원들은 당신이 알려준 방법대로 일하려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그들 스스로 '자신이 아는 선에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를 발견하게된다.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지만, 경험이 부족하니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게되고, 좌절한채 돌아오게된다. 이때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주며, 그들이 부딛힌 문제의 해결법을 찾도록 도와주자.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그 다음 단계'의 업무를 알려주면 된다. 시간을 들여서, 그들의 장점을 눈여겨보도록 하자.


잘 정리된 자료와, 적절한 도전과제만 있다면 팀원을 키우는건 매우 재미있는 일이다. 단계를 두어 그들이 알지못하는 지점을 강화하게 만들고, 각 단계에서 문제를 잘 해결하는지 지켜보면 된다. 이런 과정에서 리더 본인도 상대를 가르치는 것에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더 좋은 방법으로 상대를 가르치게 된다. 결국 상대를 가르쳐보는 경험 자체를 반복하면서, 신입사원을 베테랑으로 키워낼만한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누었던 대화나, 만들어진 자료들은 그 다음 사람을 위한 훌륭한 교육 자료가 된다.  



4.

팀원 교육을 위한 자료는 외부인원들에게 회사의 문화를 소개하는 도구가 되기도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테크블로그다. 내부에서 진행한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그들이 어떤 내용을 학습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등을 교육받은 팀원 본인이 작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문서화 스킬이 늘게되고, 논리적으로 자신이 체험한 것들을 글로 남기는 기술을 배우게된다. 그러니 새로운 내용을 다루게될 때마다 리더가 작성한 교육용 자료와, 그것을 배운 팀원의 체험기가 생기게 된다. 이런 내부교육 자료가 곧 외부인들이 바라보는 회사의 특징이자, 장점이 된다.


글쓰기는 하루이틀 해보는 것만으로는 성장하기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자신이 배운 것들을 정리하며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심지어 자신이 말하는 것들과, 생각하는 방식을 글쓰기에 그대로 녹여내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리더 본인이 글쓰기를 통해 교육과정에서 얻은 것들을 자료화하고, 팀원들도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면. 회사 전반에서 글쓰기를 기반으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생기게된다. 이보다 더 나아가면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거나, 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이 더욱 발전하면 그 회사의 교육 수준을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가 된다.


사람이 사라지면 유실되는 지식들. 이런 지식의 손실을 막으려면, 문서화만큼 좋은것이 또 없다. 각 프로젝트에서 얻게된 내용들을 정리하고, 계속해서 쌓아올려야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새로운 팀원에게 전수하고, 그들이 기존의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한다. 이러한 과정이 '업무과정' 내에 녹아들어야하고, 자연스러운 업무일과가 되어야한다. 이런 문화를 만드는 것은 하루이틀만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리더 자신부터가 다양한 지식과 체계에 대해 문서화를 추구하는 사람이어야한다.


제대로된 지식이 쌓여, 제대로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든다. 연봉을 넘어 교육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얻었을 때. 신입 사원들은 그 회사를 선택한다. 전문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실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할 때.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배움의 장소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베테랑들은 다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를 전달할 수 있는 똑똑한 리더가 된다. 그리고 이 때야말로 기존의 리더가 '새로운 역할'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리더 스스로 더 좋은 선생님이 될 기회를 얻게되는 것이다.


-


사람의 바램을 읽고, 팀원들을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를 만드는 방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