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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플러스 Feb 07. 2023

변하지 않는 것들 - 비즈니스 모델

 IT 서비스 기획에서 비즈니스 모델 분석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이유



1.

신입분을 교육하다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게됐다. 정작 이야기를 하게되고난 이후에, 내가 왜 그런 말을 하게됐는지 의문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나는 '이런것도 알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기획자 관점에서 알아야할 개발지식이나, 설계지식, 디자인이나 QA 같은 것들까지. 잡다한 지식들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나는 서비스 분석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부분 만큼은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가격'과 상품을 제외하면 큰 차이를 갖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2.

일반적으로 서비스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차이가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기반 기술이 다르거나, 다루는 아이템 자체가 다른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템을 이루는 요소들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등록과정'과 '검수과정'이 차이가 나게된다. 그러니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관리자'나 '판매자' 같은 사용자타입에도 영향을 주게된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게임제작을 하는게 아닌 이상,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있는 서비스는 그리 많지 않다. 각각의 서비스 플랜을 다분화하거나, 세부 옵션 차이를 만들어서 정리하는 정도. 혹은 구독옵션이나 가격을 다르게잡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런 특징의 이유는 대부분의 IT 서비스들이 특정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단순한 방식을 띠기 때문이다.



3.

대부분의 서비스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고, 거기에 따라 필요한 정보들이 있다. 그것을 외부에서 끌어오건, 누군가에게 입력시키건 간에, 그 목적은 하나다. '이 사람이 원하는 그 서비스'를 전달하는 거.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댓가를 받는 거다. 결제창이 앞에 뜨건, 나중에 뜨건, 결국엔 결제를 해야한다. 분할결제를 하건, 10개월 할부를 받건, 결제하는 방식이 달라지진 않는다. 어쩌면 IT 서비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다르지않다.


물론 게임같은 체험형 서비스의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내용을 본다가 목적이 아니라 '만들어둔 컨텐츠'를 체험하기 위해, 혹은 자체적인 대리만족을 위해 서비스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각자의 인원이 지갑을 열게되는 이유가 다르다. 게임 속 캐릭터에 몰입하거나, 이야기나 분위기에 몰두하거나, 혹은 자기실현이 목적인 경우도 많다. 심지어 단순히 '그 플랫폼'이 편리하기 때문에 머무는 '커뮤니티적 이유'도 존재한다.


이런 지점에서는 게임 컨텐츠를 분석하고, 각각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는 일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서비스가 아니니까. 저렇게도 돈을 버는게 가능하다는걸 대리체험하게 되니까 말이다. 다만 이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 서비스에는 왜 적용될 수 없는 것인지. 동시에 개발과정이나 기획과정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인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4.

나는 기존에  이런 실험을 해본적이 있었다. 수십개가 넘는 알림톡 채널들을 추가해놓고, 그들이 어떤 광고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 유입을 노리는지가 알고싶어서였다. 하지만 정작 여러 서비스들을 분석하더라도 대부분이 정보성 알림이나, 쿠폰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내용이 없었다. 심지어 그 주기나 기간이 너무 길어서, 각각의 서비스에 대해 차이를 느끼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마케팅이란 지점 역시도, 서비스 자체가 다르지 않은 한. 비즈니스별 차이는 크지 않다고 봐야할거다.


모든게 정해져있는 가격과 범위 내에서, '서비스의 댓가'를 받아낼 뿐인 결제창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것이다. 심지어 역기획을 하건, 신규 서비스를 설계하건 간에. 비즈니스 타입의 형식은 마케팅적인 지점을 제외하면. 달라지는 부분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런 마케팅마저도 어떤 관점에서는 '다른 비즈니스, 서비스의 결과'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그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것이 아니다. 다른 사업이기에, 다른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에 별도의 형태를 갖고있을 뿐이다.



5.

이 내용은 결국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변형을 통한 노력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로도 이어진다. 충분한 노출 시간을 갖게된다는 전제를 두고 생각한다면. 광고는 그 노출의 임계치에 도달하는 시점을 앞당길 뿐이다. 결국 전체적인 잠재고객의 범위를 늘리진 못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토스의 마케팅 관련 발표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임계치에 대한 계산을 한다. 광고로 사람을 모아올 방법을 찾기보다, 다음 단계의 서비스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 서비스가 모아오게될 잠재고객의 범위를 예측하려한다.


어찌보면 내 생각이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허무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광고만으로 서비스가 커진 비즈니스를, 다단계 구조의 서비스 외에는 본적이 없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앞으로도 크게 변할것 같지 않다.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이 서비스를 키운 것이 아니다. 단지 서비스의 기능과, 효용가치'가 잠재고객에게 전달될 뿐인 것이다. 결국 타사와 차별되는 서비스의 내용이나, 기술적 차이, 혹은 분야적 특이성이 있지 않고서는 고객의 범위도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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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본질이 다르지 않으면, 가격도 달라지지 않는다. 다른 서비스와의 저가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 서비스 자체가, 제공하는 정보 자체가 달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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