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제자, 나를 빚는 시간

7화. 흙 앞에 멈추는 날

by 흙 위의 질문러

나라고 도자기를 버리고 싶었던 적이 없었겠는가.

2학년이 되어 도예가 점점 재미있어지던 어느 날,

나는 ‘다른 흙’을 사용하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흙이었다.

하지만 그 흙이 품고 있는 모래의 입자, 수분의 농도, 재료의 성분은 이전과는 달랐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세심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람이라고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흙도 다 같은 흙이 아니거늘.

나는 그걸 모르고

“똑같이 대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작업대에 앉았다.

그러니 흙이 삐뚤어졌다.

손안에 감기지도 않고, 내가 바라는 대로 움직여주지도 않았다.

물레 위에서 중심을 잡다 말고 정말 소리 내어 울었다.

“너 왜 내 말을 안 들어…!”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다.

흙을 다룰 줄도 모르면서, 흙에게 말을 들으라고 다그쳤으니.

흙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맞추라고 했으니.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흙을 사람에 비유하기 시작한 건.


그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지금도 도자 작업을 하는 동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미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흙은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도전을 걸어오기도 하며,

늘 넘고 싶은 대상이자

깊이 알고 싶은 존재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흙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말은 없지만 분명히 말을 건네오는 그 존재와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마주하려 애썼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고 나만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진심으로 흙을 좋아하고, 흙을 지키고 싶고, 나만 아는 그 즐거움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


그게

내가 흙을 만지는 이유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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