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그리고 도예강사로서의 나
처음 도예를 접했을 때,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멋있음’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멋진 작품들을 보며, 나도 저 경지에 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작업을 시작하니, 그 과정이 두려웠다.
기술은 익혀야 했고, 숙련된 손길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 시간을 마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교육’을 맡게 되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내가 느낀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흙을 만지는 그 감각을, 나처럼 누군가에게도 전해줄 수 있다면?
나는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라, 감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보다도 손맛과 흙과의 관계를 경험하는 것.
현대인들은 흙을 만질 기회가 거의 없다.
흙은 만지는 대로 변하는 재료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손길에 반응하는 흙을 통해
자신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당신은 마지막으로 흙을 만져본 게 언제인가요?
✔ 흙은 당신의 손길에 그대로 반응합니다.
✔ 흙과의 관계 맺기, 마치 사람과의 관계처럼.
기술보다 중요한 것을 공유할 수 있을까?
기술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술이 먼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흙을 다루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기술.
완성된 결과보다, 흙을 만지는 순간의 감각이 더 중요하다.
흙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아 있다.
✔ 강하게 밀어붙이면 갈라지고,
✔ 무관심하면 흐트러지고,
✔ 하지만 적당한 균형을 찾으면 원하는 대로 흐르듯 변하는…
이것이 내가 도예를 가르치는 방식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각자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선생님이 아니라, 셀파(안내자) 일뿐이다.
선생님은 지식을 전달하지만,
셀파는 길을 안내할 뿐, 결국 오르는 건 스스로의 몫이다.
완성을 목표로 하지 마세요. 과정 속에서 당신만의 답을 찾으세요.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흙을 대하는 태도가 곧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걸어갈 길을 함께 찾는 안내자일 뿐입니다.
기대하지 않기에 더 기대되는 것들
학생들에게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허투루 보내는 시간 같아도, 언젠가 흙을 만진 그 촉감이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니까.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내가 제시한 방향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때다.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도제식 교육을 받아오면서 틀을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나의 교육 방식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더 자유로운 창작의 기회를 주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흙을 만지며, 학생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시각을 접하며.
정답이 없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