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춤추는 사람: 나의 이야기

by 흙 위의 질문러

항상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흙을 다루며 살아가고 있다.
15년 전 도예를 배우고, 계속해서 흙을 만져왔지만, 여전히 흙 앞에서는 겸손할 수밖에 없다.

흙은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다.
너무 힘을 주면 갈라지고, 너무 무심하면 흐트러진다.

흙은 언제나 정직하다.
흙을 다루는 방식이 곧 나를 대하는 태도이고,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을 나는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감각이고 태도다.

나는 도예를 배우며 수많은 기술을 익혀왔다.

물론 기술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어찌 보면 흙을 다루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완성’이 아니라,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 흙과의 대화,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깨달음들이다.

나는 기술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감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나는 선생님이 아니다. 나는 셀파다.

나는 도예를 가르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여긴다.

먼저, 난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흙을 처음 만지는 사람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마치 산을 오를 때 길을 안내하는 셀파처럼, 단지 도예라는 길을 조금 먼저 걸어본 사람으로서, 어떤 길이 있을지 이야기해 줄 수 있을 뿐이다.

결국 도자기를 만드는 것도, 흙과 관계를 맺는 것도,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흙과 춤을 춘다

가끔, 흙을 만질 때 그런 순간이 온다.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손이 흙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순간.
그럴 때면 마치 흙과 함께 춤을 추는 기분이 든다.
흙이 내 손에 맞춰 흐르고, 나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흙을 완벽하게 다룬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아직도 흙 앞에서 실수를 많이 하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마주한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도 하나하나 배움이 된다.
흙을 대하는 태도와, 삶을 대하는 태도는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도예는 기술이 아니라 삶이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도예를 배우고 있고, 배워야 한다.
어떻게 흙과 더 잘 지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흙을 만지는 순간마다 새로운 것을 느끼곤 한다.
완벽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흙과의 관계 속에서 작은 변화와 감각을 찾아가는 것이 내 길이다.

나는 아직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다.
그렇기에 더 흙을 만지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누고 싶은 것이 있다면,
흙이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감각과 깨달음이다.

나는 흙과 춤추기를 배우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춤을 오래도록 추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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