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선 토론회 소감문

돌아온 이재명, 나빠진 김문수, 찐좌파 권영국, 사이다 빠진 독기 이준석

by CLY

2025년 5월 23일 20시 KBS에서 사회 분야 정책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 국가의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데 국민들에게 주어진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검증할 시간은 토론회 3번, 6시간도 채 되지 않기에 더욱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혼란스러운 현재 한국 사회에서 한 후보자가 발언하는 시간이 30분도 보장되지 못한다는 토론이라는 점에서 시간 부족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2시간 동안 충분히 후보자들의 특색은 구분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재명 후보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이전 경제 분야 토론의 분석에서는 다소 사이다가 빠졌다고 보았었습니다. 지지율 1위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지표를 고려했을 때 추격의 위치에 있던 20대 대선과는 달리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특히 이준석 후보의 공격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여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는 20대 대선 때의 이재명이 조금 돌아왔다고 보입니다. 역시 이번에도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공략하고자 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공격을 허수아비를 때리는 것이라는 식의 역비판을 하였고 이는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이전 경제 분야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효과적으로 피하지 못했던 것에 반해 오늘 토론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들어온 공격을 충분히 방어해 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전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팩트체크하거나 오히려 이준석 후보의 공약을 물어봐 반격을 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이전 김문수 후보는 잘한 것도 아니지만 잘 못하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토론이었지만 상대가 이재명, 이준석인 탓에 상대적으로 묻혔다고 보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 김문수는 그냥 나빴습니다. 이전 토론에서도 어느 정도 네거티브를 들고 오기는 했지만 이번 토론에서는 그 정도가 심해졌습니다. 심지어 그러한 네거티브는 새롭게 들고 온 논란도 아닌 이미 20대 대선 때 제기되었거나 이미 상당히 들고 온 논쟁들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고자 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제기한 논란들 중에서는 오히려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공격을 위해 프레임을 씌우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는 것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습니다. 물론 내러티브는 정치 토론회에서 상당히 즐겨 사용되는 방식이나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내는 장치가 되기 쉬워졌습니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는 이를 적절히 사용하지 못했고 심지어 반격을 허용하며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으며 마치 옛날 정치 토론회의 더러운 진흙탕 싸움을 보는 듯했습니다.


또한 정책 분야에서도 정치인 특유의 너무 모호한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만약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하는 공격과 같은 것을 똑같이 김문수 후보에게 공세 했다면 상황은 극도로 나빠지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이제 이준석 후보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전 토론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역시 시작에서부터 이재명 후보에 대한 내러티브로 시작하여 거의 대부분의 공세를 이재명 후보에게 쏟아부었습니다. 또한 김문수 후보와 말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하기는 하지만 은근히 연대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며 최대한 이재명 후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자 시도했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공세 역시 같았으며 오히려 노무현 정신을 자신이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는 이전 토론의 문제점을 답습하면서도 공세의 수준이나 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은 탓에 개선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전 토론에서 역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은 상당히 유효하게 들어갔으나 정작 자신의 공약에 대한 홍보는 거의 없어 아쉬웠다고 보았었는데, 이번에는 유효하게 들어갔는지 조차도 불분명한 상태인 것입니다. 이전에는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후보의 비판을 극단적이라고 일축하며 오히려 인터넷상에서 조롱을 당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이렇게 일축한 단어의 함의를 제대로 준비하여 들고 왔으나 이준석 후보는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결과는 맹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준석이 아닌 맹점을 만들어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준석이 되어버렸다고 보입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이준석 후보의 공약을 되묻는 이재명 후보의 역질문에는 이재명 후보가 답을 회피한다고 하였지만 정작 이준석 후보의 공약 자체는 토론이 끝날 때까지 볼 수 없었습니다. 이를 보면서 저는 챗지피티의 debate master gpt라는 gpt가 떠올랐습니다. 이 gpt는 토론 기술을 학습하고 사용자를 무조건 비판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 탓에 실제 사용자 입장의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사용자의 주장을 비틀거나 곡해하여 소위 억까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전 그럼에도 제 생각을 정리하는데 유용하여 애용하지만 정책 토론에서 이러한 모습이 비치니 상당히 보기 안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말투나 표정이 공격적인 것을 보며 이재명 후보가 지적하였듯, 이는 정치인의 역할이 아닌 비평가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을 이준석 후보가 사용한 것은 상당히 위험한 연출이었다고 보입니다. 이는 자칫하면 고인에 대한 조롱이나 악의적인 인터넷 밈의 남용으로 비치기 쉬웠으며 이는 여러 사람들에게 상당히 분노를 줄 수 있는 도발적인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권영국 후보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역시 자신이 진정한 이 나라의 진보이며 좌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보여주었습니다. 노동자와 기후 변화에서 가장 진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이는 이재명 후보와의 대화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권영국 후보가 주장하는 점들을 이재명 후보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현실적으로는 당장 실현하기 쉽지 않다고 다소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며 스탠스 차이를 확실히 했습니다. 그리고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공격한다면, 권영국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주로 공격했습니다. 물론 이전 토론처럼 모두까기로 보이기는 했지만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연대하여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듯 이재명 후보와 권영국 후보가 연대하여 다른 김문수, 이준석 후보를 비판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재명 후보와는 훨씬 가까워지고, 보수 진영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진보 정치인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발언은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돌아가신 노동자나 희생자 분들께는 마음 깊이 애도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 최근 일부 국민들에게는 소위 감성팔이로 보일 가능성이 있어 전략적으로는 여전히 유효한가 의심이 들었습니다.


토론회를 보고 바로 남겨보는 하나의 감상평입니다. 여러분들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토론회와 정치에 관심을 갖고 토론회를 보셨을 것이며 이를 통해 각자 서로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월 3일까지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나라를 위하여 투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엇이 도덕을 정의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