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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헌문학 Oct 22. 2023

추억 호명

요즘엔 우리 어릴 적 이맘때가 떠올라요. 

오늘처럼 좀 흐린 6월, 저녁쯤이면 하나 둘 울어대는 통에 

사방천지 정신사납도록 진동시키던 

개굴개굴 개구리소리 말이죠      

하지만 이제 그런데 이런 소리들은 도시에서는 정말 듣기 힘든 소리들이 돼버렸죠. 

여름밤 풀밭에 떠다니는 별빛인 듯이 허공을 수놓았던 반딧불이. 

늦여름 어둠이 내릴 무렵 들려오던 풀벌레 울음소리랑 

기묘하고 느끼하지만 재미난 두꺼비 울음

겁도 없이 등불로 날아들던 불나방들, 불 지피던 향내.

이런 것들은 도시에선 더 이상은 만나기 힘든 

사라져가는 풍경들인데요.           

그리고 오늘은 이 저녁 쯤엔 금성이 태양을 통과하여 가리게 되어선 

작은 점이 그려지는 금성일식 우주 쑈가 펼쳐지고 있다는 데요. 

저녁 하늘 금성을 바라보고 그 많은 별을 세고 낮달을 좇고 

이 절기의 제철 별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찾으며 좋아하던 것도 

한동안 잊고 있던 어린 시절 그리운 낭만들이구요.           

 '하루의 빛이 스러져가는 이런 저녁이간이면 

언제나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그리워진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정말 그렇죠. 모든 그리운 감정의 중심에는 늘 어머니가 자리해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가슴에 여울진 그리움들이 하나 둘 

불을 켜기 시작하는 게 바로 이런 하늘 색 어스름해지는 저녁 시간인 듯 합니다.     

문득 어릴 적 귀를 울리던 소리들 풍경이 그리워지는 

흐린 6월의 저녁 6시.     

우리네 귀한 추억을 불러 깨우는 

그리운 소리, 그리운 음악들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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