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개발 조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신규 채용을 하려 시도했으나 본래 개발자들이 많이 있는 회사가 아니었기에 좋은 인재들이 지원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내부 직원들 중 신청을 받아서 선발하고, 교육을 시키는 과정 등을 거쳐 직무 전환을 시도한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이 방법이 잘 될지 잘 모르겠다. 다른 영역에 관심이 많던 분들이 나이가 들어 직무 전환을 하는 게 얼마나 용이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규 채용이 잘 안 되는 점에 대해서는 한 가지 원인이 떠오른다.
우리 회사처럼 작은 회사에서 특정 영역(데이터플랫폼 구축 및 분석)의 인재를 채용하려고 노력을 해보니, 왜 좋은 후보가 지원을 안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채용 공고를 내면 초보자들은 지원을 한다. 면접을 보면 자신 있다고, 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초보자분들이 입사하여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우리 리소스가 너무 많이 든다. 아주 세세한 것까지 알려줘야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어쩌면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초보자분들은 당장은 취업을 위해 본인이 수행할 업무 영역에 배울 만한 선배가 없더라도 지원을 하지만, 입사 후 안정이 되면 자신이 하는 업무 영역에서 배울만한 선배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것을 경험했었다.
큰 회사라면 초보자를 채용해서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런 노력이 반복되면 매우 큰 결과를 높은 품질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주 작은 회사에서 소수의 인원(어쩌면 혼자)이 수행해야 하는 영역은 육성이 어렵다. 알아서 할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하다.
입사해서 혼자 해당 업무를 수행할 조직을 만들어가려면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먼저 혼자서 작게 업무를 진행하며 결과를 만들어가고, 자신의 능력을 동원해 인재들을 모아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런 조직에서 성장하고 싶은 초보자나 경력 있는 인재들이 모이게 되는 것 같다.
처우도 중요하겠지만 뭔가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것을 업무 수행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져야 하는 것 같다.
결국 개발조직이 없는 회사에서 개발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회사의 비전, 미션과 방향을 맞춰서 개발 조직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구성원들이 모이고, 개발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전문가, 리더가 먼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