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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꾸꾸 Nov 15. 2023

'브런치' 길드와 판타지 세계

이세계 퀘스트에 도전! 라이킷 소통으로 레벨업

아뿔싸! 날씨가 추워지니 소파에 담요를 덮고 앉아 빈둥거리는 일요일 루틴이 생겨버렸다. 오전에는 십수 년째 애청 중인 '동물농장', '서프라이즈'를 보고, 오후에는 애니메이션 OTT 몰아보기를 한다. 덕후까지는 아니지만 주로 판타지 애니를 즐겨 보게 되었다. 


최근 OTT 일본애니는 '이세계 식당', '책벌레의 하극상', '무직전생',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등 소위 이세계(異い世せ界かい/Isekai)물이 대세이다. AI 큐레이션 때문이겠지? 했는데, 일본에서는 십수 년째 이 장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하니 나만의 일은 아닌가 보다.


이런류는 제목부터 내용이 예상되는 클리셰 설정이다. 주로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던 평범한, 혹은 평범하지도 못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현재의 기억을 가지고 다른 차원의 세계로 가서 마법사 등으로 능력을 인정받으며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는 다소 뻔한 스토리의 모험물이다.


온갖 종류의 재미있는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인데, 현실적이지도 않고, 뻔한 스토리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수요가 넘치니 작품도 많아졌을 것이다. 소위 팔리는 소재니까. 


아마도 지금 현실이 팍팍해서이지 않을까? 노력을 해도 인정받기 어렵고, 인스타 사진 속 셀럽만큼 그럴싸해질 미래를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보잘것 없는 내가 이세계에서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엄청난 초능력자이고,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으며, 나의 선한 마음이 전해지며 영웅으로 인정받게 되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어쩌면.. 고단한 '현실 도피'? 시대를 잘못 태어난 나를 위로? 어쩌면.. 사람들 사이에 서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 다양한 감정들을 이세계물이 담고 있는 듯 싶다.


이번생은 글렀어!


보통 이세계에 떨어지면 자격검증과 퀘스트를 중개, 보상 제공과 모험가 파티의 중개까지 하는 <길드>가 있다.

여기서 모험가로서 자격(신분증)을 부여받아야 민간인, 상인, 영주 등 다양한 사람들이 요청한 퀘스트를 수행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후 모험가는 퀘스트 실적을 쌓으면서 레벨업 하고 성장하게 된다. 


많이 익숙한 구조이지 않나?


불현듯 나에게 <브런치>가 '이세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심하고 속시원히 얘기하지 못하는 나지만, 브런치 세계에서는 필명으로 자유로운 글을 써보려 한다. 


갓 길드에 가입한 나의 스테이터스는 기껏해야 능력1, 퀘스트 실적1 정도이다. 


길드 회원들께 라이킷도 받아 보고, 내맘대로 매거진도 만들어 내고.. 앞으로 펼쳐질 이세계 모험이 두근두근 기대가 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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