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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꾸꾸 Mar 25. 2024

버는 자 지키는 자 쓰는 자

돈, 돈, 돈, 돈의 속성 & 돈에 대한 생각들

"돈" 만큼 인간의 본성과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제도가 있을까?


인류가 만든 집단적 상상

그런 허구의 경제가치 질서 <돈>


유발 하라리 교수의「사피엔스(2011)」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상에 불과 20여만 년 전에 등장하여 인지혁명/농업혁명/과학혁명을 거치면서 별로 중요치 않던 지구상의 한 동물집단이 어떻게 지금 세상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는지? 어떻게 돈, 인권, 국가, 법과 같이 "인간다움"이라고 설명되는 것들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게 되었는지?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저술한 책이다.


이중 특히 제3부 인류의 통합 중 <10. 돈의 향기>는 돈(화폐)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돈'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상호 간의 신뢰를 보증하는 집단적 신화의 산물이며, 모든 인류를 단일 시스템으로 충성하게 하는 역사상 최강의 정복자라고 주장한다.


사실 화폐 그 자체에는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 하지만, 인종과 종교 등을 떠나 지구상 모든 인류인 우리는 '돈'이라는 가상의 신뢰 시스템을 기꺼이 믿고 따르고 있다. 이렇게 현재의 '돈'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 체제와 이념, 종교 등 다양한 경계를 넘어 전 인류를 단일 경제권으로 편입한 것이다.

"같은 신을 믿거나 같은 왕에게 순종하지 않는 사람도 기꺼이 같은 돈을 사용하려 한다. 빈 라덴은 미국의 문화, 종교, 정치를 그토록 증오했지만 미국의 달러는 아주 좋아했다." (사피엔스 p.247)

# 돈의 원리 : ① 보편적 전환성 ② 보편적 신뢰


돈 : 상호 신뢰를 보증하는 집단적 신화의 산물


, Money

자유롭되 달콤하고 사악한 쾌락의 허상


이렇듯이 돈에 대한 인류의 확고한 믿음만큼이나, 돈은 현재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 요소 중 하나이다. 그래서, 수많은 작가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작품에 반영한다.


대표적으로 1920년대 미국 사회에서 개츠비, 닉, 데이지, 톰 등 주인공들이 돈과 꿈, 사랑, 타락과 같이 돈을 대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삶과 운명을 다룬 고전소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등이 그다.


돈을 벌고, 지키고, 낭비하는 방식으로 보이는 돈에 대한 고찰은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돈을 대하는 방식을 통해 한 인간의 욕망과 가치기준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돈은 최선의 종이요, 최악의 주인이다.
<프란시스 베이컨>


돈의 이치와 질서, 욕망과 본성

그렇다면,  는 어떤 사람?


사피엔스들이 만들어 내고 믿고 공유하고 있는 '돈'이라는 가상시스템이 없는 일상을 이제는 상상할 수 있을까? 심지어 '돈'은 모든 가치들을 환산하는 기준이 되기까지 한다. 


애정의 크기? 헌신의 정도?

사회적 위치? 등등 많은 것들이 측정된다.


얼마 전 20년을 함께 일한 동료가 명예퇴직을 했다. 큰 자산가였던 동료의 아버님이 여든 전에 돌아가시면서, 아들은 월급쟁이는 상상할 수 없는 자산을 상속받게 되었다. 그는 고민 끝에 사직 후 가족들 전부 미국 유학과 이민 길에 올랐다. 평범한 공무원이던 배우자와 젊은 처가 어르신도 동행한다고 한다. 그 후로 한동안 우리는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기 어려운 이 전쟁터를 탈출한 그를 많이 부러워 했다.


그중 직원들과 나눈 재미난 대화가 있다. 인생의 아이러니 일수도 있는데.. 돈의 흐름 관점에서 사람은 크게 돈을 <버는 자>, <지키는 자>, <쓰는 자>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쌓는 과정에 대한 고찰의 결과가로 '모으거나, 지키거나, 쓰고자 하는' 다양한 형태로 욕망으로 표출된다.


우선 <버는 자>는 힘들여 번 노동의 가치까지 더해 쉽게 돈을 쓰지 못한다. 오롯이 더 벌기 위해 집착한다. 그리고 부모가 힘들게 근검절약하며 재산을 이루고 지켜온 과정을 함께한 자녀는 그 고된 과정을 알고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지키는 자>로 노심초사 살아간다. 하지만 마치 도박수익이나 복권당첨 처럼 이 고된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얻게 되는 재산은 결코 무겁게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쓰는 자>는 누구보다 쉽고 여유롭게 돈을 쓸 수 있다.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합리적일까?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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