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모임 마무리하기
마지막 회원의 문장까지 모두 이미지 카드로 제작했다. 이제 남은 일은 월초에 받아놓은 개별 이메일로 간단한 편지글과 함께 전송하는 것. 오로지 나를 믿고 4주 동안 활동해 주신 21명의 회원분들을 떠올리며 연필심을 꾹꾹 눌러쓰듯 키보드를 하나씩 눌러 나갔다. 내 진심이 닿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메일을 모두 전송하자 4주 간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긴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모임의 첫 달에 참가한 회원분들의 피드백이 간절했다.
-한 달 동안 글을 쓰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나이쓰 모임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모임 참여 중 힘든 점이 있었다면?
-운영자의 피드백은 어떠했는지?
총 4가지의 질문으로 설문지를 작성해 링크를 올렸다. 모두 참여하지 않더라도, 단 몇 개의 의견일지라도 나에겐 충분한 참고가 될 것이다. 이 설문의 답을 바탕으로 다음 달 나이쓰 모임 홍보를 시작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가 거의 지나고 설문 결과를 확인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모임을 통해 글 쓰기에 재미를 붙였다는 분파와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는 분파로 나뉜 것이 신기했다.
특히 내가 눈에 불을 켜고 확인한 것은 세 번째 문항이었다. 과연 어떤 점이 힘들었을까. 나는 도저히 짐작하지 못할 부분들이 쓰여있겠지. 이미 나는 내가 만든 모임에 매몰되어 버렸기에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없었다고 해주셨다. 이어서 몇 개의 답변이 마음을 찔렀다.
-오픈 채팅방이 조금 붐볐으면 한다.
-카페의 댓글들이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스무 명이 넘어서 생각보다 규모가 큰 점이 아쉽다.
-마지막 4주 차 주제가 어려워 아쉬웠다.
글쓰기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꼭 받아야 하는 피드백이었다. 회원분들의 답변에 깊이 공감했다. 물론 전부 다 뜯어고치지는 못하겠지만(그럼 모임의 정체성을 잃게 되겠지) 좀 더 편안한 글쓰기가 가능해지는 모임이 되도록 시간을 들여 수정해 나가야겠다.
오픈 채팅방과 네이버 카페는 한 개씩만 운영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음 달에도 지속하실 분들은 그대로 남아있고, 이번 달까지만 하고 싶은 분들은 자진 탈퇴하는 시스템이다. 월마다 일일이 방을 만들기 번거로워 다른 모임의 시스템을 차용했다. 막상 실행해 보니 뭐랄까... 월말이 되자 운영자가 회원들을 손절 치는 느낌이 난다고 할까! 이 위화감은 무엇일까. ‘우린 여기 있을 테니 당장 나가!’하는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나가시는 분들은 ‘항시 강건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며...’ 등의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고 떠나셨다. ‘00님이 나가셨습니다’ 한 문장이 주는 충격과 쓸쓸함은 꽤 오래 마음에 남았다. 회원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달 해보고 자신과 결이 맞지 않으면 떠난다(일명 찍먹). 운 좋게 결이 맞는 사람들이 다음 달에도 남는 구조가 이러한 자율 모임이다. 그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마음은 영 개운치 않았다.
-역시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
-내가 혹시 잘못한 게 있을까?
-나의 피드백이 맘에 안 드셨을까?
다음 달 모임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모자랄 시점에 떠나가는 회원분들을 보며 손끝이 차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