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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arest Blue May 22. 2021

정성스러운 여름 밤

저녁 무렵 소파에 기대어 앉아 있는

나에게 엄마는 넌지시 물었다

"참외 깎아 줄까?"

"아니요 괜찮아요"

그리고 조금 뒤 엄마는 다시 또 물었다

"수박 먹을래?"

여름의 기운이 정성스럽게 느껴지는

저녁 무렵이었다.


5월은 이제 조금 물러나고 있었고

나뭇잎들은 매일을 새로이 더 짙어지고 있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실처럼 누워서 지냈다.

근래에는 휴일이 되어도 무어라도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바삐 움직이었지만

어제는 그저 눈을 감았다 떴다만 했다.


문득 매 5월 이 시기 즈음

비슷한 이유로 이렇게 누워 있구나 하는

조금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나는


엄마의 "참외 깎아 줄까?"와

"수박 먹을래?"라는 다감한 목소리에

그래도 계절은 정직하게 흘러

내가 가장 生을 느끼는

여름이 오고 있음에 생각이 이르고

설렘을 준비해야지라는

마음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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