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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arest Blue Dec 30. 2019

싱가포르는 정말 투명한 국가일까?

싱가포르와 한국을 비교할때 자주 언급되는 내용중 하나는 국가 청렴도 지수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발표된 국가 청렴도 지수에서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와 나란히 공동 3위에 올랐다.

반면 우리나라는? 45위에 랭크되어 있다.

싱가포르와 무역을 할 때 혹은 현지에 진출할 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것도 역시 청렴도이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싱가포르는 부패 청정 구역이며 어마무시하게 강력크한 법제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정경유착이나 국제적 사기 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故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싱가포르와 비즈니스를 했을때 정부에 로비를 할 필요 없이 

일만 잘하면 되어 편했다는 평을 한적이 있어 꽤나 신뢰가 있는 이야기긴 하다.

맞는 말이긴 한데, 싱가포르가 말하는 청렴과 투명한 사회는 왠지모르게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다.




싱가포르에 거주한지 7년정도 되셨던 부장님이 해주셨던 말이 있었다.

싱가포르에서는 공부만 잘한다면 어느 나라 출신이건 상관 없이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 출신인 학생이 싱가포르의 최고 대학인 NUS에 진학하면 

해외 대학원까지 정부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주며 싱가포르로 귀국하면 장관자리 까지 보장해 준다고 했다.

대신 공무원자리에 있다 부정부패에 연루되면 3대를 멸하다 시피 처벌이 내려진다고.

썰이기 때문에 100% 진실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겠지만 아주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정부 고위직에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 고액연봉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 정부관리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한 핵심이라고 한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무원들의 고액 연봉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이 161만달러(약 18억7000만원)로 각국 정상 중에서 1위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40만달러)보다는 4배나 많은 규모다. 그나마 많이 깎인 액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총리 연봉은 37억원, 장관 연봉도 15억원을 웃돌았다. 많이 낮아졌지만 지금도 장관 5억~8억원, 초임과장 1억원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재를 공직으로 모으려는 남다른 전략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위 공무원 보수를 세계 최고로 인상하는 법안을 1993년 발의했다. “민간보다 나은 대우로 최고의 인재를 뽑아 국가경영을 맡겨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리콴유 초대 총리의 공무원 사랑은 유별났다. 1965년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한 것이었다. “적절한 대우가 공무원 청렴 유지에 필수”라는 그의 말대로 싱가포르에서는 공무원 부패소식을 듣기 힘들다.

https://www.hankyung.com/opinion/article/2019042962061


  





2015년 12월 창이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한 일은 당연 핸드폰 개통이었다.

유심칩을 사기 위해서 공항을 돌아다니다 보니 

Recommended Service라는 이름이 붙인 데스크가 하나 보였다.

다름아닌 Singtel의 유심칩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Singtel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로 치면 SKT 같은 곳인데 

'왜 추천 서비스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는거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Singtel은 리콴유의 둘째 아들 리셴양이 최고경영자로 있었던 기업이었다.

(현재는 싱가포르 민간항공청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고 한다.)

Singtel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의 대기업, 공기업엔 리콴유 일가족과 관계 있는 곳이 많다.

리콴유의 며느리이자 리셴융의 부인인 호칭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올 해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가 한편 있다.

바로 tvn에서 했었던 일명 검블유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드라마의 2화의 주요 장면 중 이번 글에 가져오고 싶은 내용은 

바로 주인공 배타미로 인해서 실시하게 된 '인터넷 불법 카페 규제 방안 토론회'에서

배타미와 차현이 티키타카를 벌이는 장면이다.

배타미는 불법 카페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에게 인터넷을 넘기는 것을 반대하고

차현은 싱가포르의 예를 들며 인터넷 규제를 통한 관리를 언급한다.

그리고 배타미는 정부가 인터넷을 규제하는 사례는 싱가포르가 유일하다며 맞받아친다.

그렇다!


싱가포르는 인터넷을 규제하고 검열하는 국가다.


이러한 인터넷 검열은 최근 들어 더욱 강해져서 교사들이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을 욕하는 학생들을 색출해 처벌하는 일이 발생하고, 교사노동조합은 이러한 학생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적 지원을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최근에 개정된 싱가포르 형법은 인터넷 사용자들을 공익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 범죄자들로 취급하며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규제할 수 있도록 더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비단 싱가포르 국민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영국 언론인이자 작가인 알란 샤드레이크(Alan Shadrake)가 사형 제도와 관련해서 싱가포르 사법 제도를 비난하는 책을 출판했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인은 얼마 전 블로그에 싱가포르 지하철 시스템의 문제점에 관한 글을 올린 동료가 당국으로부터 '경고성'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당국에서 그 정도로 인터넷을 감시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습니다. 제 친구는 잘못한 일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싱가포르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불편하게 될까봐서 글을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싱가포르에서는 3단계의 검열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이고, 두 번째 단계는 미디어개발청(MDA) 등 정부 기관들에 의한 검열,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자기검열의 분위기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56584





인터넷의 자유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도도 북한수준으로 평가될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이러한 사실들때문인지 싱가포르에 있으면 갑갑한 느낌을 종종 받곤 했는데

비단 작은 섬나라라는 특징 때문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의 강력한 규제와 검열, 법치주의는 

말레이시아로부터 강제 독립된 이후 경제 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다인종 국가로서 나라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강력한 처벌제도는 필연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선택을 지지하는것은 아니지만 나름 이유 있는 노선이었을 것이다.

비록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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