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열심히 사는구나
지하철 Parallel 역에서 빨간색 전차 푸니쿨라를 타고 몬주익 언덕으로 향했다. 거창한 계획 없이 몬주익 성에 가볼까, 하고 케이블카를 탔지만 막상 생각하지도 않았던 유리창 밖의 전망에 마음을 뺏기게 되었다. 언덕에 도착해서 두리번거리며 걷다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발견했다.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드넓게 탁 트인 바르셀로네타 항구의 모습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한 때 풍경을 미니어처 모드로 촬영하는 게 유행이었다. 신기하게도 약간의 효과만 추가되었을 뿐인데 거대한 건물도, 사람들도 마치 레고처럼 귀엽고 오밀조밀하게 변해버린다. 하늘 아래서 내려다보는 그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은 열심히 오늘을 살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곤 했다. 나 또한 높은 곳에서 보면 저들처럼 보일 것이다.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르셀로네타 항구의 풍경도 마치 축소시켜 놓은 하나의 미니어처 세상처럼 보인다.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도 쾌청했기에 한참 동안 아기자기한 풍경을 넋 놓고 감상했다. 조그마한 배들과 자동차들은 끊임없이 복작복작 움직이고 있었다. 저마다 오늘 할 일을 열심히들 해내고 있구나.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내려가는 길, 그 안에서 바쁘게 거리를 누빌 때는 미처 몰랐던 반듯하게 나눠진 도시의 전경과 어제 구경했던 사그리아 파밀라다의 뾰족한 첨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오늘 나의 할 일은 맛있는 저녁을 먹고 기분 좋게 호스텔로 돌아가는 것. 다시 조그마한 점이 되러 부지런히 시내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