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적 받으세요."

일상이 회복되기를

by Philip Lee
20200309_160620.jpg


개학이 연기되어, 손님은 뚝 끊겼다. 평일이 주말 같고, 주말이 평일 같다. 멍하니 가게에 앉아 있는데, 여자아이 둘이 들어왔다. 쭈뼛쭈뼛하더니, 내게 조그만 종이를 건넸다.


“아저씨, 코로나 부적 받으세요.”

아이들 손바닥만한 크기의 종이. 거기엔 빨간 사인펜으로 뭔가 써 있었다.


부적.

No! 코로나 19

물럿거랏!


잠이 확 깨어 애들에게 물었다.


“이거 너네들이 만든 거야?”

“예”


아이들은 과자 몇 개를 사고 나갔다. 손에는 ‘부적’이 더 있었다.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만들었나 보다. 손님이 오지 않아 종일 심드렁했던 나.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만들었을 상황이 상상되었다.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것을 만들었을까?


가게 앞 초등학교에 납품을 하러 갔다. 재잘대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넘쳐나야 할 교정은 썰렁했다. 조용했다. 폐교가 이런 모습 아닐까? 교무실에는 황망한 표정의 선생님 몇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경칩이 되어 개구리는 깨어났는데, 학교는 아직 잠들어있다. 학교뿐이겠는가. 거리, 식당, 상가, 아파트... 아직도 겨울이다. 날씨는 따뜻해졌는데, 아직 겨울이다.


조금이라도 마스크를 더 구할 수 없을까 전전긍긍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저절로 피하게 된다. 확진자가 나오면, 그 사람이 불쌍한 게 아니라, 그의 동선에만 관심을 둔다.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니면 다행(?)이라고 안위하며... 반 토막, 아니 반의반 토막 나버린 매출은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한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우리는 안 그랬는데... 대신 우리는 이랬다.


커다란 가방을 메고 혹시나 늦을까 빠른 걸음으로 학교 가는 학생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 노란 승합차를 향해 뛰는 엄마와 아이들. 퇴근 후, 마음 맞는 사람과 밥 먹고 한잔 부딪치는 직장인들. 간만의 외식에 무엇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가족들.


그때는 일상이 소중한지 알지 못했다. 너무 당연하게 여겼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가져가 버렸다. 일상을 사라지게 했다. 대신,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안개 속으로 우리를 집어넣었다.


다행히 희망의 소리가 들린다. 확진자의 증가가 드디어 완화되었다. 마스크 대란도 어느 정도는 가라앉았다.


속히 일상이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같이 밥 먹고, 놀고, 학교 가고, 학원 가고, 서로를 믿는 일상이 ‘짠’하고 마술처럼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땐 힘들었지. 그래도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야.”


웃음으로 추억하며, 힘겨운 터널을 지나온 서로에게 박수 쳐 주는 그런 날이 속히 오길 꿈꾼다.


다시 한번 부적을 꺼내 본다.


코로나19 이놈! 썩 물럿거랏!
매거진의 이전글손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