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ook Insight

<문제가 있습니다>

Book Insight #2 / 솔직하고 진실한 에세이의 힘

by Philip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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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 볼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윤기가 흐르는 밥알도 깡통 냄새 나는 통조림 복숭아도 더 먹고 싶거든요. (169쪽)

작가의 글감엔 제한이 없다. 생전에 겪었던 모든 일이 그녀의 글에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과거 자신이 살았던 삶 역시 글의 소재로 쓰인다. 수십 년 전, 기숙사에 지낸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대학교 때 여행 이야기. 찬찬히 책을 읽다보면, 마치 할머니의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정겹고, 친숙하다.


『문제가 있습니다』를 읽으면서 느낀 건 작가의 삶에 대한 애정이다. 작가의 눈이 닿는 곳, 작가가 듣는 소리, 작가가 만난 사람들 모두가 그녀의 글에 오롯이 배어 있었다. 한번 자문해 본다. '나는 과연 나의 삶을 얼마큼 사랑하고 있는가.'


한편으로 이렇게 사노 요코 같은 수필가를 배출하는 일본 문학계가 부러웠다. 왠지 우리나라에선 이런 에세이가 잘 안 읽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피천득 선생님같은 진솔하고 아름다운 수필가가 계속 배출되었으면 한다.


에세이는 진실하다. 그렇기에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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