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말4. <노인과 바다>
절로 한숨이 쉬어질 때가 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매일 반복되는 삶. 그 속에서 얻는 것은 점점 사라져갑니다. “무엇을 해냈다!”는 보람보다 “역시 오늘도 별 수 없구나.”라는 자조와 실망만 쌓여 갑니다.
먼 곳, 쿠바의 한 늙은 어부가 떠오릅니다.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했어요. 어부가 고기를 잡지 못했다니... 어떤 말과 행동도 그를 위로할 수는 없었겠죠. 기나긴 어둠 속에 새로운 날이 밝았습니다. 노인은 다시 바다로 나아갑니다. 그동안의 실패는 잊고, 만선을 기대하며 닻을 올립니다.
“지금은 오직 하나만 생각할 때야. 내 본업인 고기잡이만 생각해야 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나요? 큰 물고기가 낚싯줄에 걸립니다. 그것도 5.5m나 되는 거대한 청새치를요. 사흘간의 사투 끝에 그는 드디어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의 실패는 더이상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팔딱거리는 청새치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물고기는 바다의 무법자 상어들에게 먹혀 버리고 맙니다. 그래도 노인은 초연합니다. 여전히 배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거대한 물고기와의 싸움 끝에 결국 잡아 올린 생생한 경험이 노인에겐 남아 있었기 때문이죠.
노인은 그동안 사자가 나오는 꿈을 꿨다고 합니다. 앞으로 그의 꿈엔 거대한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거대한 물고기를 잡은 오늘을 기억하며 노인은 평생 살아갈 것입니다. 누구도 뺏지 못할 희망을 간직한 채.
지금 당신의 손에 아무것도 없으신가요? 이젠 닻을 올릴 의지조차 없으신가요? <노인과 바다> 속 노인의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어제까지 아무 수확도, 아무 성과도 없었지만 혹시 오늘이 바로 그 날은 아닐까요. 거대한 물고기를 잡은 85째 날 말이죠.
“희망을 버리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