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살만한 인생인지
책과 글
읽고 싶은 책과 쓰고 싶은 글이 넘쳐난다. 넓지도 않은데 미어터지는 책장이 욕심이라고 말하는데도 새로 나오는 책들을 갖고 싶은 마음을 영 달랠 수가 없다.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거나 신기한 감정을 느낄 때면 글을 쓰고 싶다. 좋은 글을 써서 남겨 두었다가 언젠가 읽을 때 느껴지는 생경함 혹은 익숙함이 재밌다. 때로는 그 글이 학술적 글로 이어질 때의 뿌듯함은 내가 지금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되게 했다.
읽고 싶은 책과 쓰고 싶은 글이 끊이지 않다니. 가끔 인생이 괴로워도 정말이지 살 수밖에 없다.
딸기 수박 방어
계절마다 생각나는 음식들을 기다리면서 한 계절 한 계절을 지난다. “조금 있으면 딸기가 나와. 딸기
파티하자.“ ”우리 수박 들고 수영장 가자!“ ”빨리 겨울 돼서 방어 먹고 싶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침이 고인다. 여름의 극악무도한 습기와 더위가 피부에 생생한데도 수박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먹고 싶은 음식이 이토록 많은 인생이라니. 하루하루가 짧은 기분이다.
수영이 주는 기쁨
수영의 즐거움을 빼놓을 수 있을까? 도무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즐거움과 보람, 행복감은 다 전달할 수 없다. 물의 촉감, 물속에서 들리는 뽀그르르 소리, 수영 후의 개운함, 바다에서의
자유로움, 스트레스가 전부 사라지는 그 기분. 내 삶의 정말 큰 기쁨이다. 20대에 수영을 배웠다니. 나는 정말 행운아야.
다정한 관계들
친구들. 그렇지, 친구들을 빼놓고 인생의 기쁨들을 말할 수 없다. 이렇게 운동을 잘하고 성실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볼 때마다 날 놀라게 하는 친구들. 어쩜 이렇게 웃음이 많아서 같이 있는 내내 깔깔 웃어대는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 이런 센스와 유머는 어디서 배운 건지 너무 재밌고 좋아서 질투가 다 나는 친구들.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해서 가끔 눈물이 나게 하는 친구들. 너무 똑똑해서 옆에 있는 나까지 똑똑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친구들.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내 여동생. 하루의 시작과 끝에 애정을 보내주고 내 삶을 충만하게 만들어 준 내 애인까지.
너무 사랑해서 너무 괴롭기도 하지만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나의 행복을 바라고 나를 사랑해 주는 엄마, 아빠.
이런 소중한, 다정한 관계들이 없었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 이들이 없이 삶이라는 게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있었더라면 정말로 불행하고 우울해서 불행이라고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 무채색, 무향의 것, 누구에게도 인지조차 되지 않아서 없다고 해도 무방할만한 삶이었을 게다.
내 삶을 채워준 이 많은 기쁨들! 다 형언할 수 없는 다채롭고 아름다운 일상들이 너무 소중해. 얼마나 살만한 인생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