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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by 청천

내가 가진 생각, 행동거지, 취향 등에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그러면서 고쳐야겠다고 항상 다짐해 마지않는, 그러나 아마 죽을 때까지 고치지 못하고 갈 것 같은 게 몇 가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 급한 성질머리와 너무도 이르게 내려버리는(그래서 아주 종종 후회하거나 나중에 그 부분을 사과해야 하는) 결정. 하다못해 친지, 동료와 대화를 할 때에도 조금만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을 언급한다거나 이해를 다르게 하는 것 같다거나 생각과는 차이 나는 답을 내놓을 때 나는 언성이 높아지고 아주 퉁명스럽게 말을 함으로써 분위기를 순식간에 북극으로 몰아가버린다.


무슨 일을 할 때나 약속 등을 할 때에도 미리 혼자만의 생각으로 사정없이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해버리고 나서, 왜 충그리느냐, 왜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느냐 등등으로 언성을 높여 발언을 하니 누가 그 꼴을 좋아하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나 혼자 서두른다고 모든 일이 순리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게 아닐 텐데 마음만 급해가지고 새벽부터 서두르는 꼴이라니... 돌아가는 게 오히려 빠르다는 유명한 말도 있는데 말이시.


그런데 가끔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다. 수학 교육을 너무 잘 받은 결과(삼각형 두 변의 합은 한 변보다 길다)로 보이지만 몇 걸음 절약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잔디 보호”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잔디(지름길).png

몇 걸음 절약해서 어디에 쓸까? 나의 조급함도 이런 부분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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