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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 지능

by 청천

정서 지능

A : 퇴근하고 저녁 먹으러 갈까요?

B : 지금 저 일 하는 거 안 보이세요?

C : 엄마, 나 부반장 됐어!

D : 반장은 누구야?


가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이 근처에서 정서 지능이 가장 떨어지며 그로 인해 관계의 불편을 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나’이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 裏面(이면)을 생각한다거나 깊은 의미를 따져본다는 美名(미명)으로 나만의 생각을 하고 지레 엉뚱한 결론을 내버림으로 해서 그 말을 한 당사자를 당황케 함은 물론이고 분위기까지 북극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를 자주 만들어내니 말이다. 오늘은 나의 큰 취약점인 정서 지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용어에서 짐작하다시피 情緖知能이란 인간이 타인의 정서를 이해하거나,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는 능력을 말하며 1990년 미국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피터 샐로비(Peter Salovey) 교수와 뉴 햄프셔 대학교 심리학과의 존 메이어(John Mayer) 교수에 의해서 제안된 개념이다. 그들은 정서 지능이란 ‘정서라는 정보를 이성적으로 처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여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문제적 상황에서도 감정을 잘 조절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한다.

정서 지능 지수(EQ, Emotional Intelligence Quotient)는 지능 지수 즉, IQ에 대비하여 등장한 표현이다. 지능 지수가 사고력, 논리력, 추리력, 언어구사력 등을 의미한다면, 정서 지능은 감성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서를 얼마나 잘 다루는 가에 관련한 지적 능력을 뜻한다.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을 잘 이해하고, 그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본인의 정서를 잘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1966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행되었던 '마시멜로 실험'은 정서 지능의 가치를 알려주는 유명한 사례이다.


이 실험은 스탠포드 대학의 월터 미셸(Walter Mischell)이 653명의 유치원생들에게 실시한 실험이다. 월터 미셸은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한 개를 준 뒤, 15분 동안 먹지 않고 있으면 마시멜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15분 동안 유혹을 참고 마시멜로 두 개를 획득한 아이들은 전체의 30%에 불과했다. 이후 이들의 성장 과정을 추적한 결과, 그 30%의 아이들은 월등한 학업 성취도를 보였으며, 45년이 지난 2011년의 후속 조사에서도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리적 판단으로 욕구를 인내할 수 있는 것도 정서 지능의 한 영역인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정서지능인데 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부분의 지능이 낮은 사람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순간적으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 감정에 따라 행동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흔하다는 말씀이다.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속상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이를 무시하거나 적절히 반응하지 못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타인에게 자신이 무심하거나 이기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인간의 지능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에 의해 복합적으로 결정된다는데 나로서는 후천적 노력이 극히 미약하여 타고난 정서지능을 醇化(순화)시키지 못했다는데 敗着이 있다.

이제 와서 어떻게 물린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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