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을 하고 내가 아이들을 온전히 담당하게 되면 좋을 줄 알았다. 어린아이들도 아니고 이제는 좀 커서 수월할 줄 알았는데 큰 오산이었다.
어떤 날은 큰 아이가 기분이 괜찮으면, 둘째가 기분이 안 좋거나, 둘 다 기분이 안 좋은 날은 둘이 하도 싸우고 소리를 질러 귀가 울려 머리가 아플 정도다.
둘 다 기분이 좋은 날도 간혹 있다. 그런 날은 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아이들의 눈치를 무척 살핀다.
주로 첫째의 기분을 잘 살펴주면 동생을 괴롭히지 않으므로 수월하게 아침이 흘러간다. 여유롭고 행복하게 등원과 등교를 하면 내 마음도 행복하다.
하지만 자매의 갈등이 있는 날은 보통 이렇다.
1. 첫째가 동생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가르치려 들 때
“동생아, 밥을 씹으면서 말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려야지!”
“(울먹이며) 난 그런 거 몰랐잖아~ 엉엉엉.”
“엄마! 동생이 내 말을 안 들어요.”
결국 첫째는 폭발하여 운다.
2. 동생이 언니만 예뻐하냐며 질투가 시작될 때
“오늘 첫째는 파란색 옷에 머리띠도 파랑이네.”
“엄마 나도 언니처럼 파란색 옷 입고 싶어.”
“그래~ 파란색 옷 입자.”
“엄마 근데 속바지는 파란색이 아니잖아. 나 바지도 파란색으로 줘~” (우리 집에 파랑 속바지는 없다)
이때부터 동생의 징징거림이 시작된다.
상황이 안 좋은 날은 현관문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도 감정이 풀리지 않아 학교 앞에 도착해서까지 입이 삐죽 나와 있는 경우도 많다.
모르는 사람들은 지나가며 “엄마랑 학교 가니 좋겠네~”라고 하지만 아침마다 여자 아이 두 명의 눈치를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매일 아침마다 생각한다. 오늘은 어떻게 조심스럽게 이 아이들을 대해야 평화롭게 학교에 갈 수 있을까?
나는 매일 눈치 보는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