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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인튜너 Oct 04. 2021

[취업16] 거짓말은 최악, 정직이 최선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면접, 신뢰감, 진솔함

세상일이 상식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거짓말, 조작질, 공작, 유언비어 등 정도(正道)에서 벗어난 일들이 종종 정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보면 한 번쯤 일탈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못 이기는 척 넘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최근 ESG(Enviorment, Social, Governace) 경영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기 이전에도 준법 경영(Compliance)이라는 것으로 사내, 사외에서 기업윤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 만약 임직원이 혹여라도 실정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거나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그 회사를 더는 다니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모 기업의 지원을 하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그룹 지도했다. 멤버는 졸업생과 아직 학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먼저 자기소개서·면접 소재 시트에 맞추어 내용을 정리하라고 했다. 각자의 소재가 정리되어 있어야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하는 기업의 질문 항목에 대응하는 내용을 기술하면, 소재의 적합성을 검토한 후 내용과 형식을 다시 한번 첨삭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중 한 학생이 질문했다.


    - 선생님, 거짓말은 어디까지 치면 돼요?

    

내 귀를 의심했다. 혹시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물었다. 하지만 내용은 변하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에서 대답할 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대놓고 거짓말을 하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황당했다. 그 학생에게 물었다.

     

    - 왜 소재를 거짓으로 만들어내려고 하니?

    - 제가 학부생이라 별로 쓸 내용이 없어서요.


대학교 4년 동안 정리할 내용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면, 정말로 아무것도 한 게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생각하기 싫어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게 귀찮아서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명심하기를 바란다. 자기의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보다 없는 걸 꾸며대거나,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를 마치 자기 것처럼 가공하는 게 더 어렵다.


기업에서는 지원자의 신뢰성과 진솔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채용과 관련된 담당자는 사람을 보는 데 있어서 프로 중의 프로다. 지원자가 어설프게 꾸며대는 시나리오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센스가 없지 않다. 첫 만남에서부터 가공한 스토리로 접근한다면 대범한 게 아니라 선을 넘은 위험한 발상이다. 기업은 지원자로부터 가장 먼저 형성하고 싶은 이미지인 신뢰성과 진솔함을 전제로 단계별 전형을 시행한다. 진위에 따라 입사가 취소된다는 내용이 반드시 뒤따르는 이유다.


취업은 자기를 되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금까지 지낸 이야기, 가치관, 학업, 대외활동, 성과, 역량 등 모든 걸 정리해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 정리가 잘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사실은 안 되는 게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걸 안 된다고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지도 않으면서 좋은 기업에 입사하겠다는 생각은 모순이다. 실제로 자기가 경험한 일을 정리하지도 못 하면서 거짓말로 무엇인가 만들어낸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D 군은 삼성전자 최종 면접에 가기 전 임원 모의 면접을 하기 위해  찾아왔다. 대학에서 화학 전공에 학부 2년을 마치고 다른 학교에 편입했다. 특이한 점은 대학 졸업 후에 약 2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어학은 영어 외에 일본어 실력이 뛰어났다. 이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모의 면접을 진행했다.  


    - 제2외국어 실력이 뛰어난 특별한 사유라도 있습니까?

    - 네, 자기 계발에 있어서 외국어 공부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일본어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했습니다.  하다 보니 생각보다 일본어를 배우는 게 재미있었고, 최상위 등급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여 1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모의 면접이 끝난 후 진짜로 왜 일본어 자격증을 땄는지 질문했다. 30대 초반으로 타 지원자보다 나이가 서너 살이 많았고, 지원서에 적은 어학 취득일과 등급으로 볼 때 자기 계발이라기보다는 유학을 염두에 두고 등급을 취득한 이력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D 군은 사실대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유학 가는 일정은 다 정해져 있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입국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갑작스러운 가정 경제 상황의 변화로 학업보다는 취업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면접 위원들이 자기를 좋게 평가하지 않을 것 같아 사실대로 말하는 게 두려웠다고 했다.

     

면접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이다. 눈, 얼굴, 마음을 마주하고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자리다. 잘 생각해보자. 면접이라는 상황에서 지원자가 일방적으로 불리하지 않다. 반대로 유리한 입장이다. 왜냐하면 면접 위원을 알아야 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온전히 자기를 면접 위원에게 보여주는 기회로 자기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다. 수만 명의 지원자 중 면접 위원을 만나서 자기 PR의 기회를 얻는 후보자는 많지 않다. 게다가 면접 위원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아니 아예 공개되어 있다. 자신감에 넘치고 당당하고 떳떳한 신입사원, 무슨 일이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능동적으로 업무를 완결하는 신입사원, 바로 이런 지원자를 좋아한다. 이 부분에 대해 D 군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면접에서는 묻는 말에 절대로 거짓으로 둘러대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을 자신 있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다시 해석해야 한다. 해석은 핑계나 변명을 하라는 게 아니고, 상대방이 이해하고 지원자의 결정을 존중할 수 있도록 설명하라는 의미다. 상황의 변화로 유학 계획을 철회하고 삼성전자 입사로 진로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면 된다. 면접 위원들은 지원자가 삼성전자 엔지니어로서 목표 의식은 분명한지, 자기 생각을 자신 있게 의지를 갖고 전달하는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취업을 선택했는지 등을 보고 싶어 한다. 명심할 것은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면접 위원은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소재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면접 위원들에게 자신 있게 알리는 것이다.

      

유학이라는 소재는 지원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아니다. 학교 당국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일정에 맞춰 모든 준비를 스스로 해내 가는 과정은 일을 처리하는 것과 유사하다. 아무런 계획 없이 닥치는 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다만 면접 위원이 우려하는 부분은 입사 후 회사를 계속해서 다닐지 말지의 여부일 것이다.  엔지니어의 길을 가는 게 학업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걸 의지를 갖고 설명해야 한다. 면접 위원도 지원자를 볼 때 유학보다는 취업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은 꼼수로 접근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정면 승부를 하는 게 훨씬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어에 이런 말도 있다. Honesty is the best policy(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어디서나 통용되는 만고의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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