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가명·29) 씨는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기업에 지원했다가 필기 전형에서 탈락했다. ‘꿈의 직장’이었던 만큼 탈락 이유가 몹시 궁금했던 강 씨는 최근 해당 공기업에 ‘자신의 성적을 알려 달라’는 내용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강 씨는 “점수를 알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부족했고 얼마나 보완해야 할지 알 수 있어 향후 채용과 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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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은 정보공개 청구가 향후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전형에서 몇 점을 받아 탈락했는지 알 수 있어, 보완점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관련 기관에 지원한 정주형(가명·27)씨는 “필기전형 탈락 후 정보공개 청구했다”며 “필기 점수가 합격점에 비해 낮다는 점을 깨닫고 해당 전형에서의 가산점 요건인 자격증 취득에 관심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공기업 채용 2차 면접에서 탈락한 대학생 김상주(가명·29)씨는 “필기 점수는 월등히 높았으나, 면접에서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며 “낮은 면접 점수는 면접 컨설팅을 통해 보완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조선에듀 2019. 05. 10)"
공무원, 공기업, 공공기관 지원자들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자기의 평가 성적을 알 수 있다. 취업준비생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거라 여겨지지는 않는다. 다르게 표현하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의미이다. 조직은 함께 일을 하면서 동질감을 중요시하고 경영실적 달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추구한다. 면접전형이 직관적이면서 어려워지는 이유다.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필기 점수는 정보를 확인하여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면접전형 점수는 등급으로 평가하지만, 정성적인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공개를 한다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취업준비생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롯데케미칼, POSCO 같은 대기업은 대부분 전형 결과를 통보할 뿐, 합격, 불합격 사유는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인사 관련 정보는 기업의 경영 전략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할 의무는 없다. 채용 관련 인사 전략은 기업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 2년 재수, 삼수하는 대기업 지원자가 많은 현실에서 떨어진 이유만 알 수 있다면 취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 이번에는 인성 면접에서 분위기도 좋았고 질문 모두 답변을 잘했습니다.
- 직무 면접에서 완벽하게 대답했어요. 면접 위원이 잘했다고 칭찬했어요
- 너무 압박 질문만 들어와서 정말 힘들었어요. 이번에도 안 될 것 같아요.
- 직무 면접에서 직무 관련 질문 하나도 안 했고요, 무슨 인성 면접 같았어요. 너무 불안해요.
면접을 치르고 나온 지원자들에게 어떻게 봤냐고 물으면 대체로 나오는 답변의 유형이다. 주관적인 느낌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문자적인 의미만으로 합격 여부를 가늠하기는 힘들다. 다만 최선을 다했으니 기다려보자고 할 뿐이다. 특히 면접 내용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더라도 평소 합격 가시권에 들만한 지원자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로 위로한다.
- 면접 위원은 너와 다른 관점으로 보니까 염려하지 않아도 돼. 너는 망쳤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평가가 좋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결과가 그랬다. 잘 봤다고 생각해서 느낌이 좋다고 한 지원자보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게 면접을 치른 지원자가 합격하는 사례가 더 많다.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서류 평가와 적성 검사 결과로 지원자가 기업에 적합한 인재라는 게 1차로 검증되었다는 의미이다. 면접이 없다면 곧바로 입사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재원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결정을 하지 않고 얼굴을 마주하여 지원자를 최종으로 평가한다. 왜냐하면 면접 위원은 지원자를 뽑아서 한 팀으로 일하게 될 상사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면접은 첫인상을 형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첫인상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하루에 9시간을 얼굴을 마주 대하고 일해야 할 부하직원을 뽑는데 호감을 주는 사람, 면접 위원이 원하는 사람을 합격시키는 건 당연하다. 면접 위원들은 잘 알고 있다. 일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은 가르치면 되지만, 태도, 특성, 인성이 부족하면 조직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한 사람들이다.
면접 위원의 판단 기준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 교수는 첫인상과 관련한 연구를 위해 A, B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 사람의 성격을 서로 다른 키워드로 제공하여 반응을 관찰했다. 읽고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세히 보면 차이는 없다. 다만 똑같은 단어를 순서만 바꾸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어떤 정보를 먼저 받았느냐에 따라긍정 반응과 부정 반응으로 갈렸다.
이를 ‘초두효과’라고 한다. 처음에 인식한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것보다 사람의 기억에 더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첫인상’을 의미한다. 면접 위원은 그 회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팀장급 이상으로 구성된다. 업무 성과도 뛰어나고 평판도 좋은 간부사원이다. 면접에 들어오는 지원자를 보고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을 수 있는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실무 팀장과 임원들이다.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사내와 고객사, 협력사 등 다양한 사람들은 겪은 전문가다. 면접 위원 대부분은 첫인상이 좋은 사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 더 나아가 사람에 대한 욕심으로 합격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하고 나오면 내용을 복기한다. 주로 질문과 답변 위주로 정리한다. 실제로 면접 위원들의 표정이나 답변할 때 반응까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상 질문을 뽑아서 이에 대한 모범답안을 잘 외워서 답변하는 것은 자기만족이다. 면접 위원은 조금도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지원자로부터 신뢰감을 느끼지 못한다. 답변 내용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첫인상이 중요하다. 첫인상이 좋으면 면접 위원에게 호감을 주고 답변하는 태도를 보고 더욱 확신하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 것은 첫인상은 얼굴이나 태도와 같이 단지 겉모습으로만 결정되는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원자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외면으로 표현되는 것을 눈여겨본다.
면접 장소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자리로 걸어와서 앉는 모습까지도 면접 위원들은 주의 깊게 본다. 씩씩하고 재빠르게 자리로 이동하는 당당한 모습의 지원자와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쭈뼛쭈뼛하는 지원자 중 누구를 선호할지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한다. 한 심리학자가 면접 상황에서 지원자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지원자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시간이 짧을수록 면접 위원과의 시선 교환(eye contact)의 빈도가 높았고 대화가 부드럽게 진행된다고 했다. 반면에 느리게 들어온 사람의 경우 면접 위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면접 위원들은 느린 지원자에 대해 거만하다, 답답하다, 무능하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런 내용은 면접 위원이 학습해서 아는 내용도 아니고, 인사팀에서 평가할 때 고려하라고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보고 평가하는 것은 현업 비즈니스 현장에서 20여 년 이상 몸소 경험으로 체화되어 마치 DNA처럼 내재되어 있는 의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공부만 하던 취업준비생은 현직자들이 중점을 두는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다. 취업 시장에서도 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식만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면접 위원은 지원자의 지식수준을 평가하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 지원자의 인성, 태도, 가치관, 특성, 동기 등 사회성과 관련된 요소를 확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원자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인지, 자기 주도적인지, 수동적인 사람은 아닌지, 조직 구성원으로 적합한지를 판단한다. 취업을 결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상대방과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외적인 요소보다는 내적 동기가 더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짧은 면접 시간이지만 지원자의 내적 동기가 효율적으로 전달되어야 합격을 할 수 있다.
취업에 실패한 원인은 단계별로 다르게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최종 면접에서 탈락한 이유는 학습 영역보다는 습관 영역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면접에서 더 나은 모습으로 면접 위원을 설득할 수 있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데 본인의 경험 내에서만 아무리 찾아보고 분석해봐야 개선점을 찾기는 힘들다. 면접 위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관점에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의하여 강조할 부분과 보완할 부분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