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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인튜너 Jan 24. 2022

[취업026] 인턴경험 없으면 삼성, SK 못 가나요

인턴 경험, 삼성, SK, LG, 현대, 포스코, 롯데, 신입사원

JS 양은 대학을 졸업하기 전인 4학년 2학기에 SK하이닉스 엔지니어 직무로 합격했다. 처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지도를 받았다.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인·적성 시험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면접까지 합격했다고 좋아했다. 합격 통보를 받고도 자신이 SK하이닉스 신입사원이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 만났을 때 모습이 떠올랐다. 


    - 선생님, 저 취업 준비 이번이 처음인데요.

    - 그래?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니?

    - 저 인턴 경험이 없는데요.

    - 학교 다니면서 시간이 없어서 못했으면 없는 게 당연하지. 그래서 뭐 문제 될 게 있니?

    - 아니, 인턴 경험 같은 게 꼭 있어야 한다고 해서요.

    - 그런 거 없이도 합격하는 친구들 많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인턴 경험이나 대외 활동 경험이 없어서 취업하는데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까 자신이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 지도하던 학생들이 별도의 경험이 없이 대기업에 입사한 사례를 설명해주면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강조하면서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한 소재 정리에 집중하라고 했다. 인턴 경험은 있으면 좋겠지만 소재의 하나일 뿐 필요조건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JS 양은 그렇게 인턴 경험 없이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에 인턴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


취업준비생은 이미 졸업했거나 졸업 유예를 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4학년이 되면서 취업 준비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있다. 4학년이 되면 취업과 관련하여 두 가지 선택지에 맞닥뜨리게 된다. 1학기 재학 중인 경우는 인턴십이고, 2학기라면 졸업과 동시에 입사하는 신입사원 채용이다. 인턴십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실무 체험형과 채용 전환형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겠으나 어느 쪽이든 지원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인턴십이라면 채용 전환형을 추천하고, 그게 아니라면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하라고 한다. 실무 체험형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시간 투입 대비 얻는 성과나 역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LG그룹과 같이 결정적으로 채용과 연계하는 기업이 있기도 하지만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지도할 때 공통으로 보이는 반응이 취업 준비가 덜 되었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태도다. 완벽하게 준비되기 전까지는 도전해보지 않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취업준비생을 지도하면서 만나게 되는 가장 안이한 유형이다. 취업은 현실이다. 지금까지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 있다 보니 실감하지 못해 그럴 수도 있지만, 졸업 후에 독립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학 생활의 낭만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학은 학문 연구를 위해 존재하지 직업 양성소가 아니라고 하는 항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 보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업은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영리 활동을 위해 존재한다. 사회적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국가 경제가 돌아가게 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그러기 위해 적합한 후보자를 선발해서 곧바로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후보자를 원한다.  


현재 채용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신입 인력 수요가 있는 반도체 산업의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지 알 수 있다. 반도체 기업에 지원하는 이공계 취업준비생은 반도체 8대 공정을 이론교육과 실습으로 현직 엔지니어와 비슷한 수준의 지식과 역량을 사전에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준비하더라도 대부분 반도체 기업 최종 면접 경쟁률은 5:1에서 3:1 정도이다. 서글픈 이야기지만 실무에 곧바로 투입되어 적응할 정도의 역량이 없다면 취업의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신입사원 채용 전형은 학교 시험과 전혀 다르다


취업준비생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질문하면 자기의 생각을 얘기하는 이가 많지 않다.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전제해도 대답하기를 주저한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탓이다. 또한, 독서량이 충분하지 않아 그런지 생각을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말하는 걸 힘들어한다. 창의적이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답변하는 역량이 부족하다. 강의나 코치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반드시 독서 습관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 통계를 내보면 100명 중 1년에 5권 이상 읽는 사람은 1~2명, 3권 이상 읽는 사람은 4~5명에 지나지 않는다. 놀라운 일은 80여 명 이상이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필자와 함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를 정해서 읽으라고 추천한다. 독서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힘을 키워야 하고,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익숙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인턴에 합격한 CY 양은 전자공학과 4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전공 공부 외에 별도의 동아리 활동이나 외부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지원했다. 자기소개서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다만 질문에서 요구하는 내용에 충실하게 답변을 기술했다.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는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를 참고하여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풀 것인지 개념을 잡았다고 했다. 문제는 면접이었다. 당시 면접전형은 창의성, 직무, 임원(인성) 면접 등 세 가지를 진행했다. 


면접에 가기 전 모의 면접을 하면서 실전에 대비했다. 처음에 CY 양은 약점을 잡히지 않으려는 듯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로 답변을 했다. 마치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다 했으니 만족하다는 분위기였다. 또한, 해답이 아닌 정답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에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학생의 정체성을 버릴 것과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었다. 물론 학생의 신분이지만, 삼성전자의 신입사원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임하라고 주문했다. 면접은 대화이기 때문에 면접 위원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답변하라고 했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동질감 형성이다. 외운 답변으로는 면접 위원을 내 편으로 만들어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Y 양은 결국, 인턴 선발 전형에 합격했다. 인턴 업무를 잘 수행한 결과, 하반기에는 직무 PT 면접만 치르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기업은 지원자의 잠재 역량을 본다


기업은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직무와 관련해서는 직무 적합성과 직무 역량을 고려한다. 직무 적합성은 전공과 경험이 해당 직무와 연관성 여부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자공학 전공자가 회로설계 직무에 지원했다고 하면 직무 적합성에서는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직무 역량은 전공이나 경험이 직무와의 연관성이 적거나 없지만, 일을 처리하는 능력으로 볼 때 충분히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 것이다. 전공이나 경험이 해당 직무와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합격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본인들도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기업에서는 지원자의 잠재 역량을 평가하기 때문에 전공과 연관성이 없다고 해도 합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앞에서 언급한 JS 양의 고민은 면접해 본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과 자기소개서에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많이 썼다는 것이었다. 이 일로 몇 번씩이나 연락해서 불안감을 호소하였다. 이에 대해 제시한 솔루션은 단순하면서 명료했다. 고교 시절 이야기라고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면접 위원의 질문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구·간·명(구체적이면서 간결하고 명확하게)으로 답변하라고 했다. 또한, 어떤 질문이라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라고 했다. 면접 위원이 평가할 내용은 십중팔구 태도와 잠재 역량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JS 양의 경우 면접 위원이 이제 갓 졸업한 지원자에게서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상상력을 발휘하면 된다.


다행히 JS 양은 지원한 직무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학부 시절 전공이나 연구 경험이 반도체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지만 지원한 직무가 어떤 일을 수행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었다. 학부 시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 처리에 대한 역량은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실제 면접에서 직무 적합성보다는 직무 역량에 집중해서 면접이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인턴 경험이 없고 직무 적합성이 떨어지는 지원자가 열심히 하겠다는 말과 모습만으로는 면접 위원을 설득할 수 없다. JS 양처럼 입사하면 자신이 어떻게 직무를 수행할지 개념이 있는 열의를 보여주어야 한다.


직무기술서를 철저히 분석하고 활용해서 자신이 어떻게 업무를 처리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원하는 직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과 계획도 없이 그저 무난한 인상과 열정을 보여주는 태도로 입사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안이한 태도에 불과하다. 궁리하고 또 궁리해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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