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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인튜너 Apr 10. 2022

수사(修辭)가 그 수사인가...

논리학,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설득, 선택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주문했다.




취업준비생에게 글쓰기와 말하기를 지도할 때 강조하는 내용이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다. 사실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시학』만 읽었다. 교양으로 철학을 공부할 때도 이름만 기억날 뿐, 난 이분을 잘 모른다. 이분이 무슨 말을 했는지 연구하려고 주문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글은 신뢰하기가 어렵다. 이 사람 저 사람 copy & paste가  많다. 깊은 맛을 느끼기도 어렵다.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책을 많이 봤는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 설득의 3요소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동의하는데 이분의 말을 갖고 설명하는 내용은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는 상황을 감안하여 목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고전의 내용을 해석한다. 그러다 보니 깊이가 없다. 인터넷에 보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교훈이나 예화를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예화를 드는 경우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사실이 아닌데도 마치 사실인양 인용한다.

한동안 솔개가 40년을 살고 나면 스스로 부리와 발톱을 뽑아서 30년을 더 산다는 내용이 많이 회자한 일이 있다. 조직의 변화, 개선, 혁신을 밀어붙일 때 많이 인용됐다. 심지어 교회 목사들이 설교에 예화로 사용하기도 했다. 우화로 가공한 내용이 사실이 되어버린 한심한 사례다. 일본 동화인 '우동 한 그릇'이 그랬다. 창작한 이야기가 한동안 사실처럼 알려졌다.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반지성적 태도다. 진실 여부는 관심이 없는 싸구려 수준의 지성이다.  

영화 명량이 1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기업의 회장, 사장, 임원급 인사들이 우려먹던 내용이 신에게는 아직도 열 두척이 남아있다로 시작하는 블라블라 소리다. 이순신 장군이 승리한 것과 종업원으로 일하는 직원과 무슨 연관성이 있다고... 천박하다.

사실인지, 근거가 있는 주장인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꿩 잡는 게 매라고 발화하는 시점에 기대한 만큼 목적만 달성하면 되니까...


-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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