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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레인튜너 Jun 06. 2022

신간 안내 『잘하는 게 뭔지 물으신다면』

고정욱, 덕질, 오지랖, 코피티션, 시행착오, 설렘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상과 주제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책이다.’


저자인 고정욱 작가는 책의 머리말에서 강조한다.


“잘하는 게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말하라.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생길 거라고. 그리고 언젠가 멋져질 거라고.”


자존감을 강조하는 말이다. 자존감은 누가 지켜주지 않는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내 자존심을 세워주지도 않는다. 다만 생각을 바꾸면 된다. 생각을 바꾸면 태도가 바뀌게 되고, 태도가 바뀌면 행동하게 된다. 어느 시대나 생각하는 사람은 많았다. 정작 행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가 바로 ‘자존감’과 ‘실행’이다. 이런 의미에서 작가는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소중한 유산을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울림을 전해준다.

 

청소년은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화두다. 청소년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에 열성인 부모가 있지만, 애초부터 관심이 없는 이도 있다. 기성세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해력이 부족한 또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세대라고 생각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 세대가 부모 세대인 586세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왔다. 서로 신뢰감이 두텁지 않다는 의미다. 무엇이 신뢰에 금이 가게 했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586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여론 결과를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 기성세대는 경제 성장의 주역이면서도 그 열매를 따 먹고 누린 세대다. 나름 성공시대를 만들었다는 자의식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독선적이기도 하다. 자녀 세대를 걱정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실제로 내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 잘 모른다. 관심사가 미래 세대보다는 온통 자신들이 지금 누리는 욕망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쏠렸으니 알 턱이 없다. 우리 사회의 세대 간 갈등을 제공하는 원인도 사실은 586세대의 책임이다. 자녀 세대의 씨앗을 미리 빼앗아 먹어버린 미필적 고의를 즐기는 세대다.


『잘하는 게 뭔지 물으신다면』에는 다섯 가지 주제가 나온다. 덕질, 오지랖, 코피티션, 시행착오, 설렘이다.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자존감, 배려, 협력, 도전정신, 노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작가는 지난 시절 자신의 인생을 밝혀주고 지켜준 가치관을 다섯 개의 주제로 정리하여 후대에 알려주고자 한다. 특별한 주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하나하나가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 어쩌면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일상에서 자연스레 전수해야 하는 내용이다. 역설적으로 기성세대가 그 일을 못 하고 있으니 작가가 나선 것뿐이다. 고정욱 작가는 그동안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 부모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면 그때마다 느낀 소회가 담겨있는 글모음이기도 하다. 나름 안타까운 현실에 붙잡혀 있는 이들에게 생각의 폭을 넓히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 책은 청소년 대상이지만 부모들이 먼저 읽으면 좋을 듯하다. 그동안 자녀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주었는지 되돌아보게 하고,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반면에 청소년들은 부모에게조차 배우지 못한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인생의 목표와 진로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얼른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뜻에 따라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하고, 자기 주도적인 습관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형성하지 못했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기성세대의 대표 지성인으로서 청소년들이 각자의 북극성을 찾아가도록 도와준다. 시대가 작가에게 요청한 소명의 결과물이다. 저자의 인생 경험담 같지만 실제로 숭고한 의미가 깃들여있다고 느꼈다. 인생에 있어 소중한 가치를 물려주려는 부모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공교육이 무너진 지 몇십 년, 가정교육은 산업화와 함께 소멸한 지 반백 년이 다 돼간다. 이런 현실에서 작가는 후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 작가가 이전에 지은 『나에게 나다움을 주기로 했다』도 이런 목적의식에서 나온 글이라고 생각한다(서평 참고 http://blog.yes24.com/document/12798758).


커리어 코치 일을 하다 보니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을 많이 만났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 의사 결정권이 없거나 약했고,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져 의욕이 많지 않았다. 사회성의 기본인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공감하는 능력도 부족했다. 단지 자기중심적인 성향 하나만 강할 뿐이었다. 부모 세대로부터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탓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작가의 저서를 소개하여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한결같이 자존감을 회복했다는 내용이었다.


각 장에 나오는 인상적인 말 몇 마디로 읽은 감상을 대신한다.


1장. 덕질 - 자존감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남 또한 사랑할 수 있어.” - 14쪽

“나의 삶을 명품으로 만들겠다고 결정했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단다. 설렁설렁해서는 안 돼, 내가 하는 일에 미쳐야 하는 거야.” - 35쪽


2장. 오지랖 - 배려

“남을 도울 때는 내 일처럼 적극적으로, 진심을 다해야 해. 그게 진짜 돕는 거야. 내키지 않은데 억지로 어쩔 수 없이 돕는 건 가짜란다.” - 57쪽


3장. 코피티션 - 협력

“혼자만 돋보이려 하지 않고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건, 놀라운 결과를 이뤄 내지.” - 83쪽


4장. 시행착오 - 도전정신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을 뿐, 어떤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 119쪽

“약속은 신뢰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거거든.” - 139쪽


5장. 설렘 -노력

“실력 없이는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없어.” - 150쪽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 - 153쪽

“항상 새로운 시도와 생각은 우리들의 삶을 바꾸는 법이지.” -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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