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합격하는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한 방향 설정을 전략이라고 한다면, 전술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소서를 쓰는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해서 지원자의 편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방법론에 대한 실행 방안이 필요하다. 실행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독자, 즉 자소서를 읽는 사람 위주로 쓰기
2. 논리적으로 쓰기
3. 선택과 집중을 해서 쓰기
4. 3C(구체적이면서 간략하고 명료하게)로 쓰기
5. 문맥(Context)을 담기
6.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보기
지원자마다 글을 쓰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글은 사람의 개성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력서와 자소서는 각각 특성이 다르다. 이력서는 구직자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여 작성하는 문서라면, 자소서는 지원자가 기업과 직무를 분명히 정하고 나서 작성하는 문서다. 즉, 분명한 목적을 갖고 합격해야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는 의미다.
기업은 해당 직무에 필요한 사람을 채용한다. 단지 일자리가 필요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구직자는 뽑지 않는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다. 50군데 서류를 넣어서 3군데밖에 통과하지 못한 지원자를 지도한 적이 있다. 코치를 받고서 목적과 전략이 없어서 그랬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다고 했다. 그럼 자소서를 잘 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목별로 알아본다.
첫째, 자소서는 독자를 특정해서 작성한다. 기업에서 자소서를 검토하는 사람은 주로 채용담당자다. 서류 전형에서는 채용 부서 담당자나 해당 직무 중견 간부사원이 자소서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 후에 해당 직무 팀장급과 사업부 임원이 면접시험에서 자소서를 활용한다. 누가 내가 쓴 글을 읽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금융권에 지원하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수박 서리했던 추억을 쓴다면, 당장 부적격자로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것이 뻔하다. 금융권은 고객이 맡긴 돈을 관리하는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직무에 지원하면서 과학적 사고와 공학적 응용력을 강조하기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 경험이나 스포츠 활동에 집중했던 경험을 쓴다면 이 또한 좋은 평가를 얻기는 힘들다. 문서를 검토하는 담당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일지 확실하게 파악하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 어느 기업이든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지만, 사업 내용과 직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자소서를 읽는 사람이 읽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둘째, 글을 쓸 때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 사람을 설득해서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자소서를 작성한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납득을 하지 않으면 의사 결정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실행하지도 않는다. 즉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 상사가 업무를 지시해도 부하직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면 그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부하직원이 업무를 추진하는데 상사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면 일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자소서에서는 지원자가 자신을 뽑아야 할 이유를 기술하기 때문에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즉 논리적인 내용 하나로 선발과 탈락이 결정된다.
셋째, 어떤 주제를 선택하여 어떤 소재로 설득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질문의 요지를 분명하게 파악했다면 이에 대응하는 답변을 기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 자기소개서 2번 문항에서는 성장 과정을 간략히 기술하라고 하면서 지원자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건, 인물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대한 답변으로 대부분 학부 재학 시절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에서 나온 자신의 성향이나 장점을 나열한다. 그러면서 두 문단 또는 세 문단으로 나누어 주제를 여러 가지로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에서 알고 싶은 내용이 아니고 자신이 경험한 내용을 나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서는 지원자의 가치관, 세계관이 어떤지를 묻고 지원자가 어떠한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알려달라는 게 질문의 요지이다. 질문에 정확하게 대응하지 않는 답변은 설득력이 없을뿐더러 호소력도 없다. 어디서나 주제 파악은 중요하다.
넷째, 비즈니스 문서를 쓸 때는 반드시 3C를 실천해야 한다. 3C는 구체적이면서(concrete) 간략하고(concise) 명확하게(clear)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항상 결론을 먼저 확인한다. 자소서에서도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가장 먼저 기술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해당 직무에 지원한 동기는 ○○○입니다.’는 식으로 곧바로 답변을 제시하는 게 읽는 사람이 내용을 파악하기에 수월하다. 그다음에 답변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면 된다. 구체적이라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다양한 경험으로'라기보다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화장품 회사 품질 관리 계약직 경험'처럼 읽는 사람이 내용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쓰라는 뜻이다. 간략하고 명확하게 하라는 말은 필요 없는 용어와 표현을 줄이고 핵심 내용만 전달하라는 의미다. 어떤 지원자는 한 문장을 4행으로 구성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는 1행으로 줄일 수 있는 내용이었다.
다섯째, 글을 쓸 때는 맥락이 있어야 한다. 자소서에 쓰는 글은 모두 텍스트(text)다.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게 콘텍스트(context)이다. 지원자의 관점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정보만 나열했다고 하면 그저 텍스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읽는 사람이 글 쓴 이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했다면 콘텍스트가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자소서를 쓰는 목적을 기억하자. 기업은 자신들이 채용하고 싶은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문서를 검토한다. 지원자는 채용담당자를 설득하고 합격하기 위해 글을 쓴다. 정보의 나열인가, 핵심 메시지의 전달인가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망원경과 현미경으로 보기이다. 망원경은 멀리 있는 것을 마치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게 해 준다. 현미경은 맨눈으로 보기 힘든 아주 작은 것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글을 쓸 때는 망원경처럼 결과를 먼저 보여주면서 현미경처럼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자소서를 쓸 때는 이 두 가지를 잘 활용하여야 한다. 구체적이라는 의미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는 의도도 있다. 특히 계량화되지 않은 형용사나 부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자기만 아는 내용을 상대방도 알 것이라는 잘못된 추정을 바탕으로 기술하지 말아야 한다. 망원경과 현미경을 적절하게 섞어야 글에 리듬이 생겨 읽는 이의 호감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