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이 되기까지 쉴 새 없이 달렸나 보다.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었다면 지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은 없었을 거다. 그 덕에 새로운 소원을 품고 살아간다. 홀로서기 시작한 지 6년, 막연했던 글쓰기를 시작한 지 3년이 됐다. 마음에 드는 글을 아직 못 쓰고 있다.
청년 시절 온기 가득했던 마음이 지금은 차갑다.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정작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았을 뿐이다.
펜을 잡고 노트에 적으면서 알게 됐다. 냉랭하면서도 메말라 버린 내 언어에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았다.
논리만 강조하며 살았나 보다. 그러고 보니 뜨거운 가슴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심성이 따뜻한 사람이 글을 잘 쓴다고 했다. 동의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 좋은 글이란다. 맞는 말이다. 거창하고 추상적인 말을 쓰지 말라고 했다. 비즈니스 글쓰기만 추상적인 표현을 피하는 줄 알았다. SNS 글쓰기도 그런가 보다.
커피를 한잔하면서 향내에 흠뻑 빠지고 싶다.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하면 마음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 한다. 지금 마시는 커피가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여준다. 앞으로 7주 동안 펜 끝으로 감성의 샘을 터뜨려야겠다. 내가 만년필(fountain pen)을 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