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설득력 전달력 표현력 논리력 어휘력 독해력 독서
문해력이 떨어지는 현상에 관한 의견이 많다.
사회생활에서 의사소통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문해력이다. 최근 문해력의 하락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정도를 넘어선 것 같다. 사실 우리 사회 전반의 지적 수준을 우려해야 하는 정도까지 심각하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한자어를 잘 모르는 것을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51만 단어 중 약 57%가 한자어로 되어 있다고 하니, 한자를 모르면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29만여 단어를 알기 위해 별도로 한자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다소 과도해 보인다. 언어의 경제성 측면으로 보면, 말은 쉽게 하는 편이 바람직하며, 글 역시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전문 분야에서 한자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용하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순화된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슈가 되었던 '우천시雨天時'와 '심심甚深한 사과'의 사례에서 보듯이, 단지 한자를 모르는 학부모의 낮은 문해력을 탓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한자어로 된 어려운 용어(?)는 주로 공공기관의 공식 문서에 사용되며, 메시지의 대상을 충분히 배려하지 않은 경직된 표현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메시지 전달의 본질적인 목적을 고려하면, '우천시'는 '비가 내리는 경우' 또는 '비가 올 때'로, '심심한 사과'는 '마음 깊이 죄송한 마음' 또는 '깊은 사과'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의미를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우리나라는 한자문화권 국가로 한자의 영향력이 크지만, 실제로 한자를 잘 모른다고 해서 내용 이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서는 표의문자인 한자어가 전달하는 의미를 언어 인지 과정에서 경험하고 체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문해력의 저하 현상은 동의하지만, 한자어를 모르는 것이 문해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한자 지식이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인정하나, 한국어 활용을 위해서 별도로 한자 공부를 강조하는 것은 지나치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깊이 사고하는 능력, 체계적인 논리를 구축하여 의사소통의 수준을 결정하는 능력이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사고의 논리를 만드는 힘이 약할 수밖에 없고, 논리가 빈약하면 표현력도 떨어진다. 결국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즉, 어휘력에서 출발하여 설득력까지 연결하는 핵심 고리가 바로 문해력이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문해력은 언어를 기반으로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여 활용하는 능력이다. 세상과 공존하면서 자신의 사고 체계를 구축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의 기반이 된다. 문해력을 높이는 일은 무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의 사고를 위한 필수 요소이다. 문해력을 강화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