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200자 생각

1200자 생각(20250606) - 색안경

한국교회 타락 자기소견 편견 아집 무도 무례 무식 왜곡 종교병 정신병

by 브레인튜너

목사들이 하는 말은 전부 옳은 줄 알았다.




소명 의식으로 오늘도 광야와 같은 길을 가는 신실한 목사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간단하게 몇 마디 올린다.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구약성경 사사기의 마지막 구절은 현재 한국교회의 모습을 정확히 보여준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사사기 21:25)


여기서 '소견'의 원래 의미는 '욕심'이다. 즉 모든 의사결정의 근거가 세속적인 욕망과 욕구라는 뜻이다. 어느 순간부터 한국 기독교회는 스스로를 기득권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목사는 예배시간에 원래 예언자적 관점에서 설교해야 한다. 예언자豫言者는 미래를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들의 일은 무당이나 점쟁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오히려 성경에 계시가 된 내용을 자기 생각으로 가공하지 않고, 본뜻을 그대로 전해주는 역할을 감당하는 직업이다. '성직자'라는 고상한 명칭을 붙여준 이유이다.


성직자로서의 출발점은 자기부인自己否認이다. 자기부인은 자신의 욕망과 뜻을 버리고, 성경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경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메시지를 왜곡한다. 마치 자기가 쓴 선글라스의 렌즈 틴트에 따라 사물의 색깔을 왜곡해서 보는 것과 같다. 성경은 한결같이 공의와 자비를 강조하지만, 진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기가 쓴 색안경에 따라 마음대로 각색한다.


'색안경'은 주관이나 선입견이다. 주관이나 선입견이 '자기소견'이다. 그동안 관찰한 모순적인 모습이 한둘이 아니지만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선교와 관련된 거짓 정보를 너무나 태연스럽게 유포한다.

-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세속 국가를 기독교 국가로 만든다는 황당한 신념을 갖고 있다.

-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개혁하려면 종교탄압이라고 매도하며 저헝한다.

- 예수의 희생과 속죄보다는 '나', '돈', '특권'에만 관심이 있다.

- 자신들의 범죄 행위는 회개해서 용서받았다는 황당한 논리로 무례한 모습을 보인다.

- 말로는 영적이라면서 지극히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세상과 교감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모습은 중세 기독교의 타락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대변한다. 한국교회 신뢰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지적한 내용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교회 이기주의', '교회 지도자들의 삶', '불투명한 재정 사용'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자기부인이 없는 삶의 결과물이다.


한국교회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소금과 빛의 역할 같은 고상한 모양새도 바라지 않는다. 한국교회의 타락은 이미 고착화되었고, 만성 질병에 비하면 말기 증세이다. 그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모든 일이 흘러갈 것으로 예상할 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200자 생각(20250605) - 국민주권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