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T과정 반도체 취업 엔지니어 연구개발 면접 평가 의사소통능력 태도
5월 마지막 주에 종합 반도체기업 S사가 주관하는 K-Digital Training 과정 교육생 선발 면접을 했다.
총 대상자 1,000여 명 중 200여 명을 맡이 60여 명만 select-in 해야 하는 쉽지 않은 평가였다.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대부분이었고, 그 외에 3학년 재학생과 졸업생이었다. 지원자의 남녀 성비는 약 6:4 정도였고 평균 학점은 4.0/4.5점에 가까웠다. 반도체 예비 전문 인력을 교육하는 과정으로 인기가 높다 보니 다른 교육 과정보다는 경쟁률이 높다.
제공된 프로필과 자기소개서로는 자격, 지식, 기술의 수준을 가늠했고, 면접에서는 태도와 성품을 관찰하여 지원자의 정보를 파악했다. 마지막 질문으로는 이 과정이 지원자에게 왜 필요한지, 선발되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어떤 지원자에게는 합격과 불합격의 경계선에서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질문이다. 마지막 주장이 설득과 이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상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현저히 부족한 자기표현 능력이다. 대부분 자기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특히 간단한 개방형 질문에도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 답변을 제시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정형적인 문제 풀이는 탁월할지 몰라도 생각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능력은 취약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많은 지원자들이 동기를 외부 환경이나 조건에서 찾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반도체 산업이 유망해서', '취업이 잘될 것 같아서'와 같은 외재적 이유는 넘쳐났지만, '내가 이 분야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등에 대한 내적 동기는 별로 없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노력의 부족이었다. 자신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서도 대부분이 수동적인 자세를 보였다. 체면을 의식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당당하게 자신의 가치를 주장하지 못했고, 그저 뽑아주기만을 기대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의외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준 대상자는 많지 않았다. 낮은 자아존중감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5일 동안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젊은 세대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30년 정도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의 노력을 평가한다는 게...
선발이 되었든, 불합격했든 이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각자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