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민주주의 국가 국민 시민 민주군대 불법계엄 반란세력 내란세력 쿠데타
신병 시즌3을 보자니 군인의 길이 생각난다.
우리나라의 역사적, 지정학적 위상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군대와 군인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선친은 인생의 황금기인 20~30대를 해군에서 보냈다. 6.25 전쟁에도 참전했다. 그런 영향을 받아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국민학교 시절에는 만화방에 가서 전쟁 관련 만화책만 봤던 것 같다. 중학생이 되면서는 아버지처럼 장교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막연하게 그냥 군인이 되고 싶다는 공상만 했다.
대학 2학년 때 장교로 군대를 가기 위해 ROTC를 지원하여 학군사관후보생이 되었다. 임관하기 전까지 의무 복무만 마치고 나올지 장기 복무를 지원하여 평생 군인으로 살아갈지 나름대로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다. 군이 좋았으나, 현실적으로 의무 복무만 하고 취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육군 특전사에 복무하면서 다시 군인으로 사는 것을 고려했으나, 결국 전역 지원서를 제출하고 군 생활을 마쳤다. 국가에 대한 일종의 부채 의식을 남긴 채...
자식 넷이 군복을 입고 있다. 아들 둘, 사위 하나는 모두 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 넷째 아들은 병사로 의무 복무 중이다. 아직 청소년인 막내는 몇 년 후에 군복을 입을 것이다. 요즘 같은 시류에 예비역 장교로서, 부모로서, 군대를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대로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으로 현실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미력하나마 군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군 생활이 길지 않아 전문적인 군사 지식이 부족한 데다가, 정책이나 기획 부대 경험이 없으니 미래지향적인 군의 모습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국가와 정치인, 군 수뇌부에게 쓴 말을 던질 수 있는 자격은 된다고 생각한다. 군인의 부모로서 국가에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12.3 내란 이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자식들이 불법 계엄에 동원되어 역사의 죄인이 될 뻔했다.
"국가는 자식들에게 군인의 길을 권유한 부모들의 판단이 옳다고 증명해 보여라."
군인은 흔히들 말하는 살아있는 병기가 아니다. 군인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우리 이웃에 함께 사는 민주 시민이다. 군인은 사적私的인 목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과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공적公的 무력을 운용하는 조직이다.
"국가는 군인이 무도하고 무지성한 집단으로 매도하지 말라. 1분 1초라도 부패한 권력의 도구로 삼지 말라."
장교와 부사관은 公人이다. 조선시대의 私兵이 아니다. 국방의 의무로 군대를 간 병사도 士兵이지 私兵이 아니다!
https://youtu.be/FFNCA4tLO18?si=oWX1-uwl75WAv6l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