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1200자 생각

1200자 생각(20250521) - 삼사三思

세번생각하기 三思 말의힘 가짜뉴스 설득 대화 경청 언어공해 거짓말

by 브레인튜너

중국 역사드라마를 보다 보면 가끔 왕의 신하나 주인을 섬기는 참모들이 '三思싼쓰'라고 말할 때가 있다.




문자로는 '세 번 생각하다'라고 해석하지만, 일반적으로 심사숙고하라는 뜻으로 쓴다. 뭔가 서둘러서 결정하면 안 되고 좀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 사용한다. 중국어를 모르더라도 한자를 이해한다면, 일을 할 때 신중히 처리하라는 뜻으로 자연스레 이해되는 말이다. 특히 대화 중이거나 대중 연설을 할 때 적용하면 크게 효용을 느낄 수 있다. 말할 때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첫째,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사실事實'인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진실인 양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최근에는 '가짜 뉴스'를 의도적으로 생산하여 유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악의적 목적으로 거짓을 생산하는 것은 범죄행위에 해당다. 가능하면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메시지를 받는 대상에게 유익한지를 따져야 한다. 발화發話하는 언어 행위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요소 중 가장 중요하다. 물론 문자로도 소통할 수도 있으나 목소리는 성량, 어조, 어투, 발음을 뛰어넘는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요소들까지 전달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말하는 이가 소위 스킬skill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보다는 상대방에게 이 말이 주는 유익성을 생각해야 한다. 유익하지 않다면 언어 공해를 생산할 뿐이다.


셋째, 지금 말해야만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고려하여 과연 이 메시지를 지금 전달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구약성경 잠언에는 "경우에 합당한 말은 은쟁반에 놓여진 금사과와 같다, Timely advice is lovely, like golden apples in a silver basket."(25장 11절, 쉬운성경|NLT)라고 쓰여있다. 때와 경우에 맞는 말은 금사과만큼이나 소중하고 고귀한 가치를 품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방향과 수단으로 해소하면 좋지만, 대체로 말로 스트레스를 푼다. 별도의 수련과 노력 없이 즉흥적으로 쉽게 감정을 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사三思'는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하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 없다.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기 때문에 말하는 이에게나 듣는 이에게나 예리한 칼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긴다.


말하기 전에 사실인지, 유익한지, 지금 필요한지를 생각하는 훈련과 지혜가 필요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200자 생각(20250520) - 어느 군인(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