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형태 찾기

by 투명유리


텅 빈 속에도 무엇인가 들어찬 듯 억지로 구역질을 해봐도 나오지 않고


며칠, 몇 날,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알 수 없는 일을 되새김질해

익숙한 목소리의 기계음이 들리면 헤매고 있다는 신호다.

말로 채워지지 않는 것, 보는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

잔뜩 후회하고도 돌아갈 수 없는 길



그렇게 형태를 많이 남기고도 또다시 형태를 새기고 있다.

형태 안에 갇혀서 진짜 형태를 잃어버렸으니 무정형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인가

한낱 알 속에 있는 존재로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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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디작은 머리로 이해해 보고, 물어뜯어도 보고, 하다못해 기억에 남기기라도 하면 좋을 것을

멀리멀리 도망가 벌써 바다 너머로 도망가버렸다. 다시 돌아온다는 말도 없이


그러고도 무수히 많은 모래알갱이를 밟고 넘어가버렸냐고 애타게 소리쳐도 돌아오는 것은 분명 파도소리.

물이 바위에 부서지는 소리.

손 끝 마디마디 금이 가는 소리.

산산이 부서져 살아보려 내는 울음소리 마저 삼키고.

저 멀리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다리 위에 올라가 본다.


아직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