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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BA Jan 14. 2020

광고 촬영의 재미

지면 광고 기획, 촬영, 매체 선택 어떻게 하나요?

어떤 이유에서든 광고 촬영 현장은 재미있다.

머릿속에 있던 콘셉트, 글자로 작성한 기획안이 내 눈앞에서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고는 어떻게 만드나?

오늘은 지면 광고만을 보기로 한다.

광고는 말이, 글이 필요 없이 이미지 하나로 설명이 되면 가장 좋다. 아니 그래야 한다.

광코 카피한 줄 없는 Lego 사의 광고 이미지다.  블록 몇 개로 탱크도 되고, 비행기도 되고, 항공모함도 되고, 공룡이 된다. 이걸로 끝이다.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럼 우리는 광고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일단 내가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강점이 무엇인지, 얼마나 Unique 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찾아본다.  어떤 브랜드이든지 그 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브랜드 매니저의 일이다. 아무리 찾아도 없으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 영업팀, 고객 등 닥치는 대로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본다. 가끔은 거꾸로 생각도 해보고, 경쟁사 스토리를 파악하고 그 스토리를 엎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떤 방법이든 만약 Unique 강점을 찾아낸 후에는 그 강점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광고 에이전시를 선택한다. 강점을 찾아내기 전에 에이전시를 선택할 수 도 있지만 브랜드 매니저인 내가 내 브랜드의 스토리를 먼저 찾아내야 강점이 배가 된다.


에이전시를 선정할 때는 해당 분야에서 어떤 브랜드를 기획했는지 성과는 어땠는지를 꼼꼼히 따져본다. 광고기획사는 주로 ROI를 기획서에 넣지 않는다. 적어도 예상 매출액과 같은 정량적 결과치를 포함시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광고의 결과를 measure 하는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의 설명을 해주는 기획사가 더욱 책임감 있게 일을 해낸다. 반드시 Measurable 한 광고 기대효과가 필요하다면 지면 광고보다는 온라인 광고를 기획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지면 광고에도 QRcode 나 이벤트성 문구를 넣을 수 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낫고 광고의 Impact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이벤트성 문구는 과감하게 떼어내는 게 좋다. 이미지 광고를 기획하였다면 더욱더.


에이전시와는 충분한 기획단계를 거친다. Proposal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에이전시의 감독과 담당자가 내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어떤지, 애정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에이전시는 내 브랜드 하나만을 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에이전시에게 믿고 맡기는 차원이 아니라 에이전시도 내 클라이언트라고 생각하고 일에 임해야 한다.


에이전시를 잘 만나고 나면 스튜디오 선정과 모델 선정 등 같이 기획하고 움직인다.


현장에서는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초기 기획의도를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방향이 살짝 수정되기도 한다. 그게 살아있는 생명체들과 움직일 때의 묘미라고나 할까.


일전에 전문 모델이 아닌 외국인 학생을 모델로 선정하여 "I am an activist"라는 광고를 찍었을 때다.

광고는 어느 국제학교의 광고였고, 콘셉트는 이 학교는 학생들이 졸업 후 학생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준비해준다는 뻔한 학교 광고 카피가 아닌, 지금, 현재, 이미 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광고였다.

모델은 고등학생 나이의 흑인 여자 학생이었고 여러 가지 국제적 이슈에 관심이 많았고 활동가로 각종 대회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아이였다.  인권 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환경이슈에도 관심이 많아 아이의 손에 작은 화분을 잡게 하고 아이에게 꿋꿋한 의지를 보여 주는 표정을 요구했다.


문제는, 이 아이는 굉장히 소프트한, 부드러운 인상의 아이였고 전문 모델이 아니어서 원하는 표정을 담기 어려웠다. 아이의 표정은 행복했고, 화분을 감싸 안는 분위기였다.  이때 우리는 그 아이가 갖고 있는 "따뜻함"으로 이미지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Activist", 사회활동가의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덮고, 부드럽고 따뜻한 사회활동가로 방향을 잡았다.  아이의 표정은 더욱 밝아졌고 우리는 사회활동가를 꿈꾸는 아이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결과물은 외국인 대상 월간 잡지, 영자신문 그리고 교육관계자들이 보는 계간지에 실렸고 반응은 뜨거웠다. 현재 아이는 호주에 있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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