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대안 경로로 안내합니다 라는 내비게이션의 음성안내에 언뜻 내 인생의 대안 경로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길이 막히고 어렵고 고난의 연속이었을 때 선뜻 대안 경로로 선회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또는 안 되겠다 싶어 대안경로로 들어갔는데 좀 있다 그 대안경로가 더 막혀버려 들어온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 만약 그 길을 쭈욱 갔더라면 어땠을까. 만약 그 직장을 나오지 않고 계속 있었다면 어땠을까. 만약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feat. 싸이 어땠을까) 난 더 행복했을까. 난 더 좋은 곳에 있었을까. 아니면 난 더 힘든 곳에 있었을까.
대안이란 것이 아예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매번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하지만 결국 그 선택과 함께 따라온 결과가 당황스럽고 힘들었던 적도 많았다. 결국 내가 기어코 내 앞에서 다시 열렸던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탑승에 성공하고 그 순간엔 안도했지만 그 문이 열어준 기회는 늘 좋은 것만 가져오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내 앞에 열렸던 문들과 가멸차게 닫혔던 문들, 그 안에 있던 기회와 난관들은 어쩌면 내게 또 다른 대안 경로를 찾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 길들은 결국 나의 선택이었고 내가 감당해야 하는 내 현실이 되었다. 내가 대안 경로로 들어섰을 때 이 길은 더 이상 대안 경로가 아닌 내 최선의 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저 그 길을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만이 하루치의 몫임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