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생존을 위한 승차

살고 싶다면 지금 탑승하라

by 클레멘타인

(스포를 적절히 섞는 잼)


며칠 동안 찌는 더위에 밖에 나가기만 해도 좀비? 가 되어 버리는 요즘, 자꾸 시원한 호러호러 같은 게 땡긴다. 때마침 한국형 좀비 영화 '부산행'에 대한 평이 주변에서 들려오니,


그래. 오늘은 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무슨 아침 조조 영화에 사람이 그리도 많은지, 엘리베이터 하나 기다리는 데 엄청 오래 걸렸어요 ㅜ ㅜ


지하 주차장의 공기는 그야말로 HELL GATE.


으, (...좀비 신음이 절로 나는 )

살인적인 더위에 생존을 원하는 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부산행" 열차에 올라타라!



◆"부산행" 그리고" 연상호"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실사 영화라고 하는 점이 꽤 흥미로웠다.

나는 영화관에 들어가기 일보 직전에 이 영화가 연상호 감독의 영화라는 사실을 알았다. 허허.


돼지의 왕과 사이비를 인상 깊게 봤기 때문에 호감 급 상승! (둘 다 추천)

칸 영화제에서도 초청되는 실력이니 시작 전 광고를 보는 내내 기대가 컸다.


그러나 부산행은 처음부터 고려된 영화는 아니었다는 사실.


뭔 말인고 하니, 스크린 X로 부산행을 즐기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 마지막에 부산행의 프리퀄 격인 서울행 애니메이션이 나온다.


그러니까 그는 늘 그랬듯 서울행 애니메이션을 먼저 제작했고 (8월 개봉 예정), 그는 독립 애니메이션에 한계를 느낀다. 독립 영화에다가 애니메이션이라니,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장르 자체에 한계가 있다.


관객에 대한 한계는 마이너 시장에 마이너 영화인 느낌을 받는다. 좀비물이라는 상업성을 띈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지만, 그것 역시 사이비 이상 나오기 힘들다는 결론을 받아 서울행을 실사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내용이 동일하게 제작되는 건 재미없을 것 같아 탄생한 작품이 지금의 부산행. (오마이뉴스 인터뷰 참조)


결국, 연상호 감독 본인의 생존을 위한 부산행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행스럽게 6일 만에 600만을 돌파한다. 이대로 쭈욱 롱런하여 애니메이션도 흥행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단지, 생존을 위한 존재뿐

1. 구제역 그리고 로드킬


영화의 첫 장면에서 방역하는 트럭 운전수는 검시관에게 "돼지를 또 다 싹 다 묻는 거 아니냐"고 따지듯이 묻는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 (또는 공무원)은 이번에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어디서 뭐가 조금 샛다고 하면서 트럭 운전수를 보낸다.


트럭 운전수는 궁시렁 거리며 출발 후, 잠시 한 눈을 팔다 사슴을 차로 치어버린다. 놀란 운전수는 차에서 내려 죽은 사슴을 보며 미안한 마음보다는 "재수가 없다"라는 말로 침을 뱉고 그냥 지나친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거리낌 없이 돼지를 산 채로 파묻어 버린다. 그리고 사슴을 죽여도 기분만 나쁠 뿐이다.


2. 개미핥기와 개미

주인공(?) 공유는 펀드 매니저로 나온다. 그들은 작업(?)을 통해 주식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데 이때 좀비 바이러스의 발단이 된 모 회사를 주식으로 띄워줬다는 사실이 나중에 부하 직원의 고해성사(?)에서 나온다.


-너무 자세하게 쓰지 않겠음.(이미 자세한가?)


영화에서 펀드 매니저라는 직업을 가진 공유는 영화 초반 내내 "비상사태에서는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일단 우리부터 살아야 한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얼음 심장을 가진 공유도 딱 한 사람한테만은 그럴 수가 없는 데 그건 바로 딸 수안이다. 공유와 달리 마음이 따듯한 수안이에게도 이런 위급 상황에는 "양보" 같은 건 안 해도 된다고 가정교육을 (???) 시키지만, 영화 중반으로 갈수록 오히려 딸내미에게 가정교육을(???) 받는 아빠 공유.


그리고 쓸모 없어지면 버리고 간다는 마동석의 일침.


자신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직업 정신과 재난 상황은 잘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결국 그런 정신이 문제를 만든 것도.



3. 감염자 VS 생존자

열차가 출발하려는 찰나? 갑자기 미친 듯이 열차에 뛰어오르는 한 여자가 있다. 그렇다. 부산행 열차의 손님들이 알았더라면 열나 짜증 났을 시발... 점의 의문의 승객이다.


그녀는 살기 위해 열차에 올라탔다. 좀비들의 습격을 피해 죽을힘을 다해 열차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그녀의 탑승은 많은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버린다.


이후 좀비 소동이 벌어지는 부산행 열차는 아수라장이 된다. 좁은 객차 내를 한 줄로 밀치듯 도망가야 하는 상황은 밀실이 주는 압박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긴급한 상황! 좀비가 되어버린 승객들에 놀라 객차 내 사람들은 다른 칸으로 미친 듯이 도망가는 데...


그때 공유는 뛰어오는 마동석과 그의 부인을 눈앞에서 뻔히 보고도 자신의 생존을 위한 문을 매몰차게 닫아버린다. (결국 동석찡에게 스매싱)


또, 연상호 감독 특유의 직설적인 대사들에 소름이 끼친 부분이 있는 데,


죽을힘을 다해 사람들을 좀비 떼를 뚫고 ,부인과 딸을 구하러 생존자들이 있는 칸으로 옮기는 마동석, 공유, 최우식.


여차저차 해서 생존자들의 칸으로 들어가려는 장면부터 그 칸으로 들어갔을 때의 경멸이 담긴 생존자들의 표정.


좀비 떼를 뚫고 온 패거리들과 비교적 안전한 장소에 있던 패거리들은

둘 다 비감염자임에도 불구하고 대치 상황을 벌인다. 이유, 감염의 위험이 있다는 공포감 때문에.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공포감은 또다시 생존자끼리의 싸움으로 번지고...

어찌 되었든 내 팀에(?) 있지 않은 무리들은 매몰차게 쫓겨난다. 그때 스크린 삼면을 꽉 채우던 그 눈빛. 으..


"나 너 따라갈래. 여기가 더 무서워."



생각해봐라. 실제로 이런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 감기 바이러스로 꽤 많은 분들이 사망했다. 버스 안에서 기침만 해도 분위기가 싸해지고 어디를 가든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어떤 가슴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이 존재했다.


보이지 않는 생존의 위협은 인간에게 가장 큰 공포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 공포감은 누구라도 극한 감정의 선택을 하게 만든다.




4. 정보 그리고 정부

열차 안에서 사람들은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고 하는 방송을 본다. 좀비들이 떼로 출현했다는 뉴스가 아니다. 그들이 실제로 듣는 뉴스는 오히려 핸드폰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동영상들과 댓글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존을 위한 뉴스를 내 보내지 않는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생존을 위한 정보는 지인에게 있었다. 공유는 대전에 내리기 전에 "개미"라고 무시하듯 저장해 놓은 군인에게 전화를 걸고 상황을 확인한다. 부산으로 가야 한다고 소리치는 고속버스 사장? 인가 아무튼 시종일관 버럭질을 하던 김의성도 자신의 직원들에게서 소식을 듣는다.


실제로 재난 및 위급 상황 시 정확한 정보만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데 거짓 정보로 대충 넘어가려다 일이 더 커지는 일들은 뭐 하루 이틀이 아니다. 또한 생존자인지 감염자인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확인해 보지도 않고 사살하라는 명령을 한다. 단 한 명을 구하러 전쟁터로 가는 미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마인드다. ㅋㅋㅋㅋ

이 영화에서 정보는 생존이다.

그리고 국민의 목숨을 보장하지 못 하는 정부 또한 사람들에게는 생존을 위협받는 공포다.




"부산행" 몇 가지 궁금한 점.

(아시는 분 답 좀)


1. 마누라는 왜 전화를 죽도록 안 받는가?

2. 도대체 무슨 실험을 하면 좀비가 되는가?

3. 마지막에 정신이 반쯤은 있는 듯한 부산에 사는 "엄마 보고 싶다"는 용석은 왜 혼자만 대사를 치는가?

4. 공유는 좀비화 되어서 행복한 생각?을 하는 데 그럼 다른 좀비들도 얼굴만 그렇지, 실제로는 행복한가?

5. 거지는 왜 처음부터 화장실에 숨어 있는 건가? 그냥 노숙인 일 뿐인가?(난 뭐 해독제라도 되는 줄)




아침 공복부터 보기에 조금 띵~한 영화였지만 , 보는 내내 울기도 많이 울었고 안타까워서 혼자 펄쩍 거리기도 했다. 좋다 별로다 평이 많은 영화였지만, 나는 늘 그랬듯 믿보연 이었다.


재난 영화에서 파워 오브 러브는 필수 요소인데, 나름 잘 녹여냈다.

그리고 스릴도 있었고 쉴 틈 없이 전개되는 것도 좋았다. 마동석찡은 역시 신의 한 수 였음! 세상 혼자 다 가지셈.


(이제 어디 나와도 혼자 스포트라이트감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이니 조금 다른 시각이라도 이해해주세요. 단순한 영화평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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