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바닷가에서, 철 없는 내가
쓱싹쓱싹 밀고 닦는 파도 소리에
곯은 감정의 먼지들이 천천히 희뿌예진다.
낯선 가족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넘실넘실 떠돈다.
철 지난 해변가에 아직 남은 온기는 파도 소리에 밀려나겠지.
넘실대는 파도를 따라 멀리멀리 가다 보면 내 인생의 문제들도 둥둥 떠내려 가겠지.
깊은 바다에 가라앉아 천천히 천천히 정착 해야겠어. 아마 그 속에도 다시 땅이 있고 하늘이 있고 바다가 있을 거야.
나는 깊이 들어가 물고기 밥이라도 될 수 있을까.
내 인생의 떡밥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그런 찌꺼기 일 뿐이야.
두 손 마주 잡은 연인들의 속삭임이 오늘따라 저 파도 소리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