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무엇을 심었나요
스마트폰을 꼼지락 대다가
갑자기 한 전시회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다.
이색 디자이너라는 데
이름을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리까리 글을 읽어 내려간다. 그러다 뙇!
내 눈을 고정시키는 사진 하나.
.
.
가슴에 뿔 두 개를 장착한 코르셋!!!
누구든 가까이 오면 무찔러 버릴 듯한
저 기세 등등한 가슴 뿔!!!!
저걸 만든 디자이너의 전시회라고 한다. 장 폴 고띠에 (장 폴 고티에)
악동이라고도 불리우는 디자이너.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아무튼 평소 디자인과 미(美)의 욕망이 숨어 있던 나는 구매 버튼을 누르려고 한다.
잠깐!
가만가만!
머릿속의 해마를 뒤적인다.
기억의 폴더를 열어 추억을 쏟아낸다.
어린 시절 시골에 살던 나는 딱히 신기한 볼거리가 없었다. 그래도 그 좁은 골목도 대로 같던 시절
엄마를 따라 전축 가게? 를 간 적이 있다.
tv도 팔고, 전축도 팔고, 음향기기도 파는 곳이었는데 (인텔, 소니 뭐 그런 기억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운 대형 tv에 나오는 장면이 문제였다.
어릴 땐 뭘 의미하는지 몰랐던 그 장면
!!!
마돈나가 코르셋만 입고 가슴에 뿔을 달고 노래하는 영상이었다.
으미으미
상상해봐라 20개 넘는 커다란 스크린에 뿔 달린 가슴의 마돈나가 가득하다.@@
지금은 뭐 거의 아담과 이브의 수준으로 벗고 나오지만,
이땐 이 옷이
왜 그렇게 자극적인지~
왜 그렇게 야한지~
(지금도 므흣하다.)
소리는 나지 않고 마돈나만 왔다 갔다 하는데, 그 시절 초등학생의 눈에는 엄청난 자극이었다.
(순수한 거라고 하고 싶다)
왜 그 장면이 머리통을 후려쳤는지 모르지만, 난 붉어진 얼굴로 힐끔힐끔 영상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밖에 있는 데 방에서 몰래 야동보는 기분이랄까. 난감하군.)
나름? 반에서는 조숙하다고 생각했는 데,
이런 걸 보고 있는 나 자신을 어른들에게 들키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아무튼 야릇한 일이었다.
설명할 길이 없네.
그리고 어떻게 여자가? 저렇게? 헐벗고? 자극적으로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한 충격을 받기도 했던 거 같다.
그냥 꼬꼬맹이 시절에 받았던 문화적 충격이었다. (시골에 이런 문화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런 자극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어 버렸고,
가끔씩 나의 문화적 충격을 말하라면,
첫 순위로 가슴 뿔을 달고 있던 마돈나다.
그런데 웃기는 건, 내 나이 서른이 넘어서 그 디자이너에 대해 알게 되다니.
저걸 만들어낸 주인공은 따로 있다니!!!
세상은 미치도록 연결되어 있다.
어떻게 그런 사소하면서도 일상적인 선택이나 경험이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서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오늘의 나에 대해서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다. 그리고 오늘의 너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 어떤 시시껄렁한 짓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시간의 힘에 휩쓸렸을 때 어떤 모양을 하고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비 효과
인과 관계
아무런 관계 없어 보이는 일들이 미치도록 연결 되어 있을 때 , 또 그것을 깨달았을 때
좀 소름 돋지 않나?
또 다른 이야기,
대학 때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 들었다. 전적으로 친구의 억지 강요였고, 나는 기타에 기짜도 관심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닥? 음악적 재능이라던지, 악기적 감각이라던지, 끈기라던지 뭐 기타 등등
기타적 연결이라곤 하나도 없던 나는 늘 기포자(기타포기자) 상태로 살았다.
그러나 그 의도치 않은 작은 경험은
내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
악기 하나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들 자
'기타'를 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씨앗은 쑥쑥 커서,
기타 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하고,
기타 관련 회사와 일을 하게 만든다.
10년이 지난 뒤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 시절에는 절대로 절대로 알 수 없는.
오늘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자.
오늘 작은 결정을 우습게 여기지 말자.
스치는 인연을 가벼이 보지 말자.
당신도 모르는 사이 씨앗은 심어지고,
당신이 심은 씨앗들이 무엇으로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언젠가 길에서 마주칠지도..ㅎㄷㄷ (데헷!)
좀 더 소통할까요
구독+덧글+공유를 누르자♡
인스타 @loveseaclementine
페이스북
+사랑은 표현입니다.
구독하시면 당신만을 위한 즐거움이 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