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고양이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나란 인간은 고양이에게 꽤 기대면서 살아가고 있다.
집사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약간 내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기도 한 데, 정확히 말하자면 몸뚱아리를 기댄다기보다는 정신적인 어떤 것들을 고양이란 생물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이다.
약간 이상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또 그다지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가령, 입만 뻐끔거리는 금붕어 녀석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인간이나, 자신의 차에게 이름을 붙여 뭔가 마음의 위안을 얻는 인간도 있다.
어떤 인간은 돈이란 돈은 죄 옷 사는 것에 탕진해버려 색색깔의 섬유 더미에게 자신을 의지한다. 형태 없는 음악이나 경치에 고통과 외로움, 고독, 슬픔, 즐거움 등등을 내맡겨 많은 것을 회복하는 인간도 있다.
우리 고양이는 덩치 커다란 다른 종족이 자신에게 온 마음을 다 내 맡기고 있다고 이야기해도 야옹야옹 울기만 하니 부담스러운지 귀찮은 지 좋은 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 자체로도 나의 삶이 지탱이 된다고 생각하면 내게는 엄청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재밌는건 고양이도 날 닮은 것인지, 그다지 살가운 성격은 아닌 데, 고롱고롱 애교를 부리거나 무릎에 파고드는 일은 좀 체 없다. 새끼 때는 껌딱지처럼 붙어 있더니 그 부분은 약간 아쉬움이 있다. 고양이는 6개월에서 7개월 때가 가장 이쁜 것 같다.
대신 고양이도 성묘가 되면 독립을 해버리는 것인지 자기가 필요할 때 이외에는 특별히 나에게 의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법을 배운 걸까.
부전부전 자기 털 고르기에 바쁜 녀석이라도 불 꺼진 방 이불 위 발치에 고양이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나에게 위안이 된다. 늘 그 자리에서 그냥 그렇게 자신의 생을 다 하고 있다. 내가 의지를 하든 안 하든 말이다.
내게 있어서 사람들은 언젠가는 사라졌고, 언젠가 사라질 것을 알았기에 모든 관계는 불안했다. 오히려 이쯤이면 그만 사라져 주세요.라는 말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겁이 나서였을까.
정확히 모르겠다.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게 얼마 전부터라 이런 문제들은 아직까지 손이 닿지 않는 침대 구석탱이 같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구석.
돈을 벌려면 사람이란 사람에게 의지하고 기대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좀처럼 그런 일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돈을 못 벌고 있나.
관계의 확장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겠지만, 아직 나는 그런 일에서 행복을 발견하지는 못 했다. 그럼 그런 사람들은 돈을 잘 벌고 있나.
불행 중 다행인지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일은 별로 없는 데,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주고받는 에너지가 적어서인 듯 하다. 대신 그저 그렇게 많은 이들이 흘러가버린다.
든 자리보다 난 자리는 티가 나기 마련인데 자리를 진심으로 내 준 적이 없으니 돌이켜 보면 내가 생각해도 때로는 내가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건강하지 못했던 관계들에 생각하다 보면 앞으로 어찌해야 할까 하는 생각들도 꽤 든다. 아무래도 사람에게 의지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낯선 일이겠지만, 또 절대 그런 일은 없을거다. 이렇게 단언하지는 않으려 한다.
내 삶은 순간적인 것들이 이어져진행되고 있을 뿐, 붙박여 정의된 것은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생각도 또 이렇게 써 놓고나면 바람에 날아가겠지.
으.
정말 나는 쓸데없는 생각이나 말들을 잘 주절거리는 것 같다.
무언가 글을 쓴다고 꼭 누군가 열혈적으로 본다는 보장은 없으니, 때론 이런 이야기도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