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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Mar 07. 2018

반성

#클레멘타인 솔직 에세이

쫌, 뭐랄까.

그러니까 한 동안 약간 우울하고 괴로운 일기만 쓰다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


세상 읽기나 작은 사업, 나 탐구생활 등등 나름 재미있게 쓰던 주제들도 많은 데 말이죠. 


아마 약간 (어쩌면 꽤) 게을러진 탓이겠지요.


사실은 쓰고 싶은 주제는 꽤 많아서 비공개 저장을 해놓기도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감정적인 토로 밖에 하지 못 하는 똥멍청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반성합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자기 자신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제 글을 읽어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마음을 다시 다 잡아야겠지요.

하루에도 몇 번 모든 걸 다 불태워버리고 집어던지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아마 조금 젊은 날의 저였다면

모든 글을 다 지워버리고 계정도 탈퇴해버리고 깊고 깊은 동굴 속으로 숨어들어 


헤이 거기. 나 좀 내버려둘래.


하고 세상을 등져버렸겠지요.


그래봤자 이제 그럴 수도 없는 나이. 

시뚝새뚝 해봤자 응석 받아줄 나이는 지나버린걸요.

나이가 든다는 건 여러가지로 꽤나 골치 아픈 일입니다. (정말입니다)


그러나저러나 이런 무드 속에서도 어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련된 책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우울하다고 하루의 100% 꽉 채워서 울적한 건 아니고,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 스스로의 엉덩이를 걷어 찰 때도 있거든요. 때마침 그때 구매했습니다. (웃음)


본격적으로 미디어에 관련한 이론들을 좀 찬찬히 살펴볼까 하고 말이지요.

그다지 국내에는 전문적인 서적들이 보이지 않아 일단 가장 최신판으로 하나 구매해봤습니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10년 전부터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생각만 하고 삽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살지 마세요. 진짜.


원래 저란 인간은 하고 싶은 건 어찌 되었든 이러저러한 방법을 강구해서 하는 타입인데,

아무래도 캐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지라 장장 10년이나 생각만 하네요.

아예 아무 생각도 없으면 더 좋으련만.


요즘 같은 시대에 학위가 뭐 그다지 대수라고 혼자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하지만, 

저처럼 누군가 채찍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은 혼자 공부하는 게 영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말했다시피 시작도 전에 엎어지는 스타일이라서요.

누가 손이라도 잡아줘야 하거든요.

손이 많이 가는 꽤 귀찮은 타입입니다.


아무튼 최근 저를 돌아보며 초창기 브런치를 시작할 때 처럼 열의를 다시 내려고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올해는 천천히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잘 써보려고 합니다.

그냥 알면 아는 대로 아는 만큼, 아는 체 하지 않고 말이지요.


휴.

밤이 되어도, 이리 마음만 뒤숭숭하니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뭐 이런 복잡한 심경을 누가 알겠습니까만은.

적당한 운이나 요행은 바라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아무튼 약간의 사과를 하며,

제 글을 꼬박꼬박 읽어주시고 찾아와 주시는 모든 분들이 이 순간만큼은 마음이 편안하길 바라며.


@클레멘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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